中공산당 2035년 전기차만 판매 계획
전세계가 전기자동차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화웨이와 샤오미에 이어 폭스콘과 ZTE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줄줄이 전기자동차 개발을 선언하면서 전기차 시장에도 '중국 굴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자동차 분야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시장규모가 43%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강조됨에 따라 내연기관의 전기배터리 전환 역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에 유럽 몇몇 국가는 202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겠다고 선언했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을 내세우며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전기차 산업에 6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만큼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산업육성에 공을 들였다. 그런 덕택인지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미국 전기차 판매량보다 100만대가량 앞지르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2025년에 이르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하반기 최대 정치행사인 '5중전회'에서 2035년까지 15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친환경 자동차 육성계획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는 현재 5%인 친환경차(전기·수소차) 신차 판매량을 2035년까지 100%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2035년부터 전기자동차만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전기차 굴기'는 중국 정부가 뒤에서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유럽과 미국의 엔진기술에 의존하는 기술 추격자에서 벗어나 기술 선도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또 무엇보다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육성을 선택했다.
일례로 중국은 2011년부터 베이징 도심에 내연기관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상하이는 내연기관차량 구매시 번호판에만 1200만원가량의 금액을 부과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체가 일정량의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전기차 생산할당제도 도입했다. 또 통일된 기준 없이 10만대에 불과한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현황과 달리, 중국은 50만개의 단일화된 전기차 충전소가 분포돼 있어 어떤 전기차 기종으로도 충전하는데 불편이 없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육성책이 시장의 '유기적인 수요'를 감소시킨다며 우려를 표했다.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 판매액의 33%는 사실상 정부 보조금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 보조금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최근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폭스콘 등 전장(전기·전자장비)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같은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쌓아온 자동차 제조경험이 있고, 여기에 전장업체들과 시너지를 꾀한다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장업체들이 생산할 배터리는 전기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전기차 수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는 가격이고, 가격에서 배터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자동차 배터리 제조시장의 95%를 한·중·일 3국이 생산하는데, 이 가운데 6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세계적인 전장업체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합류하면서 앞으로 5~10년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분야를 선도할 국가로 중국이 각광받고 있다.
올 1월 전세계 배터리 시장 1위를 기록한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은 지리자동차, 니오 등과 손잡고 '구독형 배터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전력이 불안정한 개도국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화웨이는 베이징자동차그룹의 블루파크 신에너지테크놀로지와도 전기차 제조를 준비중이다. 폭스콘은 전기차 플랫폼 'MIH 연맹'을 통해 전기차 위탁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내년과 내후년 중국에서 전기버스와 전기차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 납품기업으로도 유명한 폭스콘의 경우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 위탁사업으로 발을 넓혔다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애플카 위탁생산설은 소문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를 주도한다면 전기차 배터리의 납품 문제가 미·중 갈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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