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서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1주일째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캐나다 최대 유전도시인 포트 맥머리 코앞까지 닥친 상황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시작된 산불은 15일(현지시간) 기준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 맥머리에서 불과 5.5㎞ 떨어진 지점까지 번졌다.
포트 맥머리는 앨버타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의 핵심거점 도시이다. 이 지역은 거대한 오일샌드 매장지로, 하루 약 33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한다. 이는 캐나다 전체 원유 생산량의 3분의 2에 달한다.
이처럼 막대한 원유가 매장돼 있는 원유 거점도시인 포트 맥머리까지 산불이 들이닥친 것이다. 다행히 이날 오전 오일샌드 매장지 5.5㎞ 앞까지 번진 산불은 때마침 반대방향으로 불기 시작한 바람 덕분에 더이상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또다시 바뀔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이 지역은 8년전인 2016년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산불은 포트 맥머리를 덮치면서 9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2400채가 넘는 주택이 불탔다. 이 산불로 원유생산은 하루 100만배럴 이상 중단됐고, 이로 인한 보험합의금만 40억캐나다달러(약 3조9710억원)에 달했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132건의 산불이 활활 타고 있다. 이 가운데 37건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1주일째 이어진 산불로 캐나다 산림은 벌써 37만93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불로 대피한 사람은 23만5000여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산불이 점점 대형화되고 빈번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산불행동 전문가 벤 보그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온난화로 수년간 가뭄이 들면서 강설량이 줄어들었다"며 "숲이 건조해지면서 발화 반응성과 확산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랜기간 땅속 깊숙한 곳에서 유지되는 '좀비산불'이 눈에 뒤덮이면서 해소되는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 몇년은 강설량이 줄면서 좀비산불이 터져나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캐나다를 덮친 산불의 원인 역시 '기후위기'로 지목됐다. 지난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캐나다 산림청(Canadian forest service),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캐나다 산불의 강도가 20% 높아졌고 산불의 발생빈도는 최소 2배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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