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생산효율 증대→ 온실가스 감축
지구온난화의 주범 '메탄'을 줄이려면 메탄의 주 배출원인 가축의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2일(현지시간) 발간한 '국가 기후공약에 있어 가축건강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원의 14.5%를 차지하고 있어, 가축의 건강관리를 통해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최대 84배에 달한다. 다만 대기중 체류기간은 12.5년으로, 대기 체류기간이 300~1000년에 이르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낮은 편이다. 게다가 대기중 메탄 농도가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적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어 '낮게 매달린 과일'이라고 불린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가축의 소화기관 내 발효, 가축분뇨 처리 등을 개선해 전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보다 최소 30% 감축하자는 '글로벌 메탄서약'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50년까지 지구기온 상승폭을 1.5℃ 이하로 제한하는 데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참가국이 스스로 정하는 온실가스 감축 중간목표치인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들여다봐도 많은 국가들이 축산부문의 배출량 감축을 언급하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 148개국 가운데 74개국이 NDC에서 축산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었다.
문제는 NDC에서 '가축건강'을 언급한 나라가 14개국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FAO에 따르면 축산부문에서 메탄을 가장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방법은 '가축건강' 유지다. 가축의 건강이 유지돼야만 폐사하는 가축없이 효율적으로 양질의 축산품들을 생산해낼 수 있고, 축산공급망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발도상국 농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져 경제난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전환에까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기생충에 감염된 가축들은 영양분 감소 및 생산성 저하로 사료의 효율이 떨어지면서 1kg의 건초를 섭취할 때마다 메탄 발생량이 최대 33%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기생충에 감염된 새끼양의 젖떼기가 늦어지면서 어미양의 몸무게가 줄어들고, 이를 다시 찌우려면 1kg당 장내 메탄 발생량이 11%,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32% 증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고서는 "가축건강 증진이 기후위기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로 비춰지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필수적인 정보가 결여돼 있다"고 짚었다. 대부분의 국가가 특정 지역에서 사육되는 가축 1마리당 온실가스 배출량만을 '1단계 측정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FAO는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를 측정하는 '2단계 측정방식', 또 사료의 종류와 분뇨 처리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차이를 측정하는 '3단계 측정방식'까지 가축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행동의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확립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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