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메탄'...지구온난화가 메탄 잔존수명 늘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7-06 12:44:45
  • -
  • +
  • 인쇄
대기중 메탄 농도 1900ppb...80만년만에 최고치
산불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메탄청소 방해


지구온난화가 대기질을 변화시키면서 온실효과 '제2의 주범' 메탄의 대기중 체류기간과 농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의 사이먼 레드펀 교수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대기질이 바뀌면서 메탄의 대기중 잔존수명이 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구온난화가 대기중 메탄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 추정치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 온실가스 배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중 메탄 농도는 급격히 치솟는 것에 의문을 품고 분석을 시작했다. 전세계 수십곳의 공기 샘플을 측정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에 따르면 2020~2021년 대기중 메탄 농도는 80만년만의 최고치인 1900ppb를 기록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도 16ppb로 관측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농도가 3배 짙어진 것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C 이내로 억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84배에 달할 정도로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기중 체류기간이 300~1000년에 이르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메탄은 12.5년가량이고, 대기중 메탄 농도가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적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낮게 매달린 과일'로 불린다.

그런데 메탄의 대기중 체류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중에는 메탄처럼 비중이 적지만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량기체'들을 청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산기'(OH)라는 물질이 존재한다. 이온 상태의 물질인 수산기는 대기중에서 메탄과 결합해 산화과정을 거쳐 메탄을 분해한다. 이 까닭에 수산기는 '공기 세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연구팀이 지난 4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기질을 분석한 결과, 일산화탄소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온난화로 잦아지고 강해진 산불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대거 뿜어져나오고 있고, 미량기체인 이 일산화탄소가 수산기와 먼저 반응하면서 메탄을 공기중에서 청소할 '세제'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온난화로 녹아버린 토양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이 메탄을 공기중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메탄 배출량의 40%는 습지같은 자연에서 배출된다. 특히 북극 툰드라 지역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에 묶여있던 유기탄소가 메탄 형태로 방출되고 있다. 결국 인간이 메탄을 직접 내뿜지 않아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기의 자정작용은 둔해지고, 자연에서 배출되는 메탄은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레드펀 교수는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산불이나 농작물 폐기물을 불태우는 등의 유기체 연소를 방지하고, 메탄 배출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기후변화가 메탄 배출을 촉진하고 있어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예산을 들여 메탄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해법보다 낙후된 지역의 산불 예방, 습지 보호, 폐광 환풍구 폐쇄 등 정책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날씨] 무거운 눈이 '펑펑'...이번에 '습설'이 닥친다

첫눈에 폭설로 시작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많은 양의 '습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무거운 눈이어서 많은 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