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 실내 주차에 실내충전기 활용해야
전자제품은 추운 겨울이 되면 배터리 효율이 뚝 떨어진다. 배터리로 주행하는 전기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역대급 겨울폭풍이 몰아진 미국에서 전기차 테슬라가 충전이 안돼 크리스마스 연휴를 망쳤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 린치버그의 유명 라디오 진행자인 도미닉 나티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테슬라 충전이 안돼 크리스마스이브에 계획을 취소했다는 사연을 틱톡에 올렸다. 나티는 지난 23일 자신의 테슬라 배터리가 40%까지 떨어져 급속충전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두 시간을 충전했는데 진전이 없어 그는 결국 충전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외부온도는 영하 7도였다.
이처럼 한파가 지속되면서 테슬라만 맥을 못추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추운 겨울이 되면 성능이 뚝 떨어진다. 이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인 전해질로 구성돼 있다. 이 전해질은 통상 20~25도 기온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즉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배터리 전압은 낮아져 성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겨울철이 되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빨리 닳고 심하면 방전돼 버린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 디지털카메라 등도 겨울철 실외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는 통상 10~20%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하 10도에 이르면 충전율이 30% 감소하고 영하 30도에서는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도미닉 나티의 사례처럼 실외에서 전기차가 제대로 충전되지 않은 것이다.
현재 미국 중서부는 강력한 폭풍을 동반한 혹한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년에 한번 올까말까 한 겨울폭풍이 덮치면서 폭설에 도로는 마비되고, 한파에 수도관이 동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일째 한파가 이어지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겨울철에 전기차는 가급적 실내주차를 해야 하고, 충전소도 실외보다 실내충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배터리 히팅 시스템의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해줘야 한다.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고전압 배터리 외부에 있는 온도상승 히터로 냉각부동액을 데워 배터리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는 배터리 충전효율이 떨어지면 난방 등 다른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 전력으로 가동하는 히터 대신 모터 등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난방하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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