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 바다의 탄소저장 능력을 떨어뜨리면서 기후변화를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중국·홍콩·파키스탄·아랍에미리트(UAE) 국제연구팀은 2010~2025년 사이 발표된 논문 89편을 종합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의 탄소순환을 방해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직·간접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의 핵심 기후조절 메커니즘인 '생물학적 탄소펌프(biological carbon pump)'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물학적 탄소펌프'는 바닷물 표면과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평형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기능이다. 해수면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탄소가 포함된 배설물이 배출되면 이는 심해로 가라앉게 된다. 한마디로 플랑크톤에 의해 포집된 탄소가 해저 깊은 곳에 저장되는 것이다. 그런데 미세플라스틱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을 방해하고, 동물성 플랑크톤의 대사 기능을 떨어뜨려 탄소흡수 효율을 낮춘다는 것이다.
또다른 문제는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형성되는 미생물 군집인 '플라스티스피어(plastisphere)'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층이 복잡한 생물학적 활동을 통해 질소와 탄소 등 온실가스를 생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방출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후붕괴와 플라스틱 오염은 서로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현재 영향이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축적 효과를 고려하면 향후 기후영향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스틱 생산은 이미 통제불능 수준이다. 지난해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간 4억톤 이상, 이 가운데 절반은 일회용이며 재활용률은 10%에도 못 미친다.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은 약 83억톤, 이 중 80%가 환경과 매립지에 남아있다. 현 추세가 유지되면 206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은 3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구팀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 플라스틱 문제가 단일 지표로만 다뤄지는 점을 한계로 짚으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기후정책의 일부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반영한 통합 거버넌스 체계, 특히 해양 온난화·산성화와 연계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감축 △폐기물 관리시스템 강화 △생분해성 대체 소재 확대 △AI기반 해양 모니터링 △미세플라스틱이 탄소순환과 해수 온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 등이 제시됐다.
논문의 교신저자 이흐산울라 오바이둘라 UAE 샤르자대학 부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을 교란할 뿐 아니라, 바다의 탄소흡수 능력을 약화시키는 숨은 기후위협"이라며 "장기적으로 해양온난화와 산성화,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져 전세계 식량안보와 연안 공동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 플라스틱'(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Plast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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