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근 "건물·수송이 서울시 온실가스 88%...이것만 감축해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2 10: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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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환경기획관 해법제시
건물 온실가스 68% 수송은 19%...친환경 전환 관건
"그린리모델링과 전기차 전환 추진...年 5%씩 감축"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환경기획관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88%가 건물과 수송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newstree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이 몰려사는 서울시. 100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답게 건물과 통행량이 많이 에너지 소비도 국내에서 가장 높다. 서울시에서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4600만톤이고, 우리나라 전체 탄소배출량 7억톤의 약 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건물과 수송이 차지하는 비율만 88%다. 서울시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하려면 건물과 수송분야의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관건이다. 

이에 서울시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건물과 수송부문의 배출량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있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환경기획관은 뉴스트리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68.7%, 수송은 19%에 달한다"면서 "건물과 수송부문의 온실가스만 감축해도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서울시는 8월 기후환경본부 산하에 '친환경건물과' '친환경차량과' '자원회수시설추진반' 등을 신설해 명확한 지향점을 갖춰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전환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인근 기획관은 "얼마전 싱가포르에서 '2022 세계도시정상회의(WCS)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로에너지 건축물 설계 의무화 등 서울시 정책을 소개한 바 있다"면서 "전세계 인구의 56%인 44억명이 도시에 거주하는만큼 도시의 친환경 전환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제적 의제이고, 서울시는 국제사회에서 이 의제를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물 배출량 68.7%···'제로에너지' 의무화

서울시는 2050년까지 녹색건축물 보급률 100% 달성을 목표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건물 100만호를 저탄소 건물로 만들겠다는 에너지효율화 추진계획을 지난 1월 공개한 바 있다. 친환경 보일러 교체, LED 조명, 창호 교체, 단열 보강 등을 지원하는 '건물에너지효율화'(BRP) 융자지원 사업도 진행중이다. 지난해부터 이미 연면적 500㎡ 이상 신축 공공건물은 '제로에너지'를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는 모든 신축 공공건물에 대해 이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ZEB)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녹색건축물을 말한다.

'제로에너지' 건축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 이상, 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소비량 대비 1차 에너지 생산량의 비율인 '에너지 자립률'이 20% 이상이 되어야 한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또는 원격검침 전자식계량기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ZEB는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뉜다. 서울시 최초로 1등급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은 곳은 노원구 편백경로당이다.

이인근 기획관은 "서울시 소유건물이나 구립 경로당,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건물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22개소를 준공해 약 747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했고, 연말까지 46개소를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신축건물은 제로에너지가 의무화됐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노후화된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이 사실 가장 큰 과제"라고 털어놨다. 민간 건물주들이 서울시의 제로에너지건물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인근 기획관은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단열창호, 단열덧창 등의 시공비를 무이자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 협조아래 '서울 에너지소비 톱100' 건물을 선정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산업부와 에너지효율 혁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이임받았다.


◇ 5년내 화물차·마을버스 100% 전기차 전환

▲이인근 서울시 환경기획관 ©newstree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도 서울시의 역점 과제다. 이인근 기획관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19.2%를 차지하는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2026년까지 전기자동차 보급대수를 40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대중교통과 화물차, 이륜차 역시 전동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용 오토바이는 2025년까지, 택배용 화물차와 마을버스는 2026년까지 100% 전기차로 전환하고, 택시는 2026년까지 20% 이상을 전기차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기차 보급에 발맞춰 2026년까지 충전소도 22만기 확충해 '생활권 5분 충전망'을 선제적으로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업무시설에는 콘텐츠형 충전기를, 공영주차장 등 생활거점 시설에는 급속충전기를 비치하는 등 장소의 특성을 고려한 적정 유형의 충전기를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택시와 택배 차량 등 상용차의 전기자동차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택시와 화물차 차고지, LPG충전소 등에 상시 충전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인근 기획관은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심에서 자동차 운행대수를 줄이는 것"이라며 "덴마크 코펜하겐의 경우는 평일에 자전거 수송부담률이 50%에 달하는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자전거로 이동해도 불편함이 없는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와 코펜하겐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규모나 도심환경이 많이 차이나지만 적어도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 일회용 퇴출 위한 '제로웨이스트 서울' 추진

1인가구가 늘어나고 배달문화가 확산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고 있어 쓰레기 문제도 시급한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폐기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서울'을 추진중이다. '제로웨이스트 서울'은 크게 4가지로 추진된다. 제로카페, 제로식당, 제로마켓, 제로캠퍼스가 그것이다. 

우선 '제로카페'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일회용컵을 대신해 다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회용컵 반납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도록 '다회용컵 무인회수기'를 800대 설치한다. 올해는대학가와 사무실 밀집지역 등 20개 거점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 배달음식에서 나오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요기요'와 다회용기 사용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제로식당'을 통해 8월말부터 4개 앱에서 배달주문시 다회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강남구와 관악구, 광진구 등 배달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500여개 식당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일회용 포장재 없이 리필이 가능한 '제로마켓'을 연내 100개소로 확장할 계획이다. 꽃가게나 반찬가게 등도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한다. 또 서울시는 시내 16개 대학과 손잡고 다회용컵 사용추진과 쓰레기없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제로캠퍼스' 사업도 논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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