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법재판소 "대기오염 관리 국가책임...손배소 가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6 16:35:05
  • -
  • +
  • 인쇄
유럽사법재판소 특별법무관 법률해석
국가가 방조한 대기오염은 개인권·건강권 침해
▲유럽사법재판소 (사진=솅겐비자인포)


유럽연합(EU) 내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가 시민들이 '대기오염'을 유발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5일(현지시간) 율리아네 코코트 유럽사법재판소 특별법무관은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법이 명시한 대기질보호 허용한계치를 위반할 경우 국가배상을 청구할 자격이 주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유럽사법재판소의 성명은 프랑스 베르사유 항소행정법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현재 베르사유 법원은 한 시민이 프랑스 정부를 대상으로 2100만유로(약 28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항소심을 맡고 있다. 그는 파리의 대기오염이 본인의 건강을 해쳤고, 이는 프랑스 정부가 EU가 제시한 대기오염 허용한계치를 지키지 않은 까닭이라고 항소이유를 밝혔다.

이에 베르사유 법원은 개인이 이같은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이 가능한지 유럽사법재판소 특별법무관에게 법률해석을 요청했다. 특별법무관의 법률해석은 대개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직전 발표된다. 재판소의 법률해석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구속력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재판소는 법무관 법률해석과 유사한 내용으로 판결을 내린다.

법률해석을 맡은 코코트 특별법무관은 유럽연합법에 명시된 국가배상책임원칙에 따라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에 대해 개인의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기오염물질 허용한계치와 국가가 대기질 개선을 위한 책임을 진다는 EU 지침은 개인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개인권의 주요 취지는 인간의 건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프랑스 정부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간 이산화질소 허용한계치를 초과해왔다.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 2021년 대기오염을 적정수준으로 저감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마크롱 행정부에 과태료 1000만유로(약 134억원)를 부과하기도 했다. 코코트 특별법무관은 "고농도 오염지역에서 거주하고 일하는 주민들 대부분 소득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아 사법적 보호가 특별히 더 요구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건강과 대기질 사이 직접적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을 경우, 그리고 인과관계가 밝혀졌다 하더라도 정부가 충실한 대기질 개선계획을 이행하고 있었고, 정책 효과가 발현되기 이전 과도기 상황에서 건강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국가는 책임을 면할 수 있다. 개선계획의 충실성 여부는 해당 국가의 법원이 직접 검증할 일"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국제환경단체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의 이르미나 코티우크 변호사는 "이번 해석을 통해 집권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인 경로가 있음이 확인됐다. 건강하고 깨끗한 공기를 위한 법적공방에서 중요한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EU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질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상향된 오염물질 한계치를 제시할 전망이다. WHO는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700만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한다며 초미세먼지의 연간 평균 노출한도를 10마이크로그램에서 5마이크로그램으로 절반을 낮춘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생분해 가능한 종이코팅제 개발..."바다에서도 석달만에 82% 생분해"

국내 연구진이 토양과 물뿐만 아니라 분해가 잘 되지 않는 바다에서도 생분해 가능한 코팅제를 개발하고 이 코팅제를 적용한 종이 패키징 소재를 개발

'제4기 환경책임보험' 10개 보험사가 참여한다

제4기 환경책임보험 사업자로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해상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케이비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에이아이지손해보험, 한화손

기후위기 적응대책 1년차…292개 사업의 65.4% '우수평가'

환경부는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국가적응대책) 시행 1년차를 맞아 292개 사업을 점검한 결과 과반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알림] '플라스틱 규제' 어떻게 대응?...28일 ESG세미나에 초대합니다

플라스틱이 지구를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대기와 토양, 강과 바다, 심지어 극지방과 심해에서도 미세플라스틱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제사회

ESG공시 신뢰성 높이려면?..."사회적가치 측정 활용하세요"

"한국 기업들도 기업경영에 사회적가치(SV:(Social Value) 측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글로벌 기업협의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의 크리스티안 헬러 CEO는

LG U+ 폐배터리 재활용 나선다...자원순환협의체 발족

LG유플러스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대폰 폐배터리 수거에 본격 나섰다.LG유플러스는 16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휴대폰 폐배터리 수

TECH

+

LIFE

+

순환경제

+

Start-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