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코앞에 닥친 국제환경규제..."대-중소기업 상생으로 대응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4 17:48:51
  • -
  • +
  • 인쇄
업스트림·다운스트림 상생하는 글로벌 기업들
대응시간 부족...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해야
▲'리월드포럼: RE100 실현 전략과 대중소기업 탄소중립 상생방안'에서 환영사를 하는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환경통상규제를 적시에 대응하려면 공급망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대중소기업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이같은 대응의 핵심은 제품에 탄소가격을 내재화해 자발적탄소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다.

24일 SDX재단 주최로 서울 종로구 부암동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리월드포럼: RE100 실현 전략과 대중소기업 탄소중립 상생방안'에서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 소장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티키타카로 환경통상규제에 따른 보조금과 관세가 난무하고 있다"며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기본적으로 각 상품에 대한 탄소배출량이 정확히 측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기 10년전부터 EU는 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며 역내 상품에 대한 측정은 물론 경쟁국의 탄소추정 데이터를 면밀히 쌓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는 녹색산업법을 개정해 지난 1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제조국의 전력믹스, 철강자재 탄소발자국, 배터리 탄소발자국, 알루미늄 및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로 정해 점수가 8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 돼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환경규제가 적용되면서 글로벌 기업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케아는 임업관리, 구글은 재생에너지, 유니레버는 농약과 비료 조절 등 업스트림에서, BMW는 탄소섬유로 차량무게 50% 저감, 볼보는 녹색철강 취급 등 다운스트림에서 공급망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시도중이다. 프랑스는 환경에너지관리청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플랫폼을 만들어 도와주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해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의 경우는 중소기업의 초기투자비를 직접 부담하고, 이를 중소기업이 20년간 전력 절감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구독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백승택 LS일렉트릭 전력그리드영업팀장은 "재생에너지 전환이 더딘 이유는 규제나 용량보다 자금이 문제"라며 "초기투자비가 부담인 중소기업들을 위해 20년간 구독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건축자재의 경우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되고 있어 건물주인 대기업이나 공사 및 관리를 맡고 있는 중소기업들 모두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간과하고 있다. 이에 에스엔아이 코퍼레이션은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주차장 조명부터 냉각탑 공조기까지 에너지효율화 솔루션을 통해 마곡 LG그룹연구소, GS편의점 1만5000여개 점포에서 탄소배출량을 각각 4.9%, 10.1% 줄였다고 했다. 

에스엔아이 코퍼레이션 형원준 대표는 "건축부문 탄소배출 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수직계열화된 체계에서 협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따라서 수평적으로 중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술산업분야가 커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중소기업 상생 대응방안은 앞으로 그 필요성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기술발전으로 스코프1~3까지 원자재나 제품의 탄소배출량에 대한 생애주기평가(LCA)가 디지털로, 또 실시간으로 등록과 인증이 가능한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실제 데이터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로이드인증원(LRQA) 인증을 받은 누빅스의 공급망 데이터 플랫폼 VCP-X는 스코프3까지 아우르고 있다. 강명구 누빅스 부대표는 "향후 탄소크레딧의 생성과 거래까지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술적 기반이 갖춰지고, 탄소배출량에 대한 대응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발적탄소시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맥킨지는 2030년 자발적탄소시장 거래규모가 7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 유제철 회장은 "탄소배출량을 1톤 줄이는 데 비용이 A기업과 B기업이 다를 수 있어 서로 교환하게 하는 방식으로 탄소감축을 촉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경우 과세는 2026년부터 시작되지만 과세기준은 2025년으로 하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유제철 회장은 "공급망에 속해있지만 대기업만큼 탄소배출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 배출권거래제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소중견기업들도 많다"며 "하지만 그들도 스코프3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발적탄소시장을 통해 배출권을 구입을 하도록 하고, 탄소를 줄이는 의무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