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폐패널로 수소 만든다...오염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6 11:03:38
  • -
  • +
  • 인쇄
▲실리콘과 물의 반응으로 수소와 실리카를 생산 기술 모식도 (자료=유니스트)

수명을 다한 1세대 태양광 폐패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폐패널의 실리콘으로 고순도 수소와 고부가가치 소재인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실리콘 표면에 형성되는 실리카 피막을 강한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실리카 피막은 물의 접근을 차단해 반응을 멈추게 하기 때문에 수소 생산량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에 실리카막을 제거하면 수소 생산량이 최대 5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실리카막을 제거하는 원리는 실리콘과 물을 작은 구슬이 들어있는 용기에 넣고 굴리면서 구슬과 실리콘 입자를 서로 부딪히게 해 실리카 보호막을 벗겨내는 것이다. 이같은 원리를 적용해 실험한 결과, 상용 실리콘 1g당 약 1706mL의 수소가 생산됐다. 이는 이론적 최대 생산량(1713mL g⁻¹)의 99.6% 수준이다. 일반적인 열화학 방식이 이론 최대치의 약 18~28%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최대 5배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이다. 또 폐태양광 패널에서 직접 얻은 실리콘 가루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이론적 최대치의 약 98% 수준에 이르는 수소 생산 성능을 기록했다.

함께 생산된 실리카도 촉매 지지체로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지체는 촉매의 활성 금속 입자를 고르게 분산시켜주고 고정해 주는 역할의 물질이다. 생산된 실리카를 사용한 니켈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바꾸는 화학 반응에서 상용 실리카를 사용한 촉매보다 더 높은 이산화탄소 전환율과 메탄 선택도를 기록했다. 실리카 표면에 많은 수산기(-OH)가 촉매 입자를 더 잘 분산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개발된 기술은 2차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매립이 어렵고 고온 소각조차 쉽지 않은 태양광 폐패널을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카로 얻는 수익을 아예 제외해도 해당 공정의 수소 생산 단가가 기존 열화학 방식보다 수십에서 수천 배나 저렴하다는 것이다. 실리카 판매 이익까지 더하면 수소를 생산할수록 오히려 수익이 나는 '마이너스 비용 구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한 번씩 끊어서 작업하는 배치 방식보다 끊임없이 기계를 돌리는 연속식 공정에서 생산량과 에너지 효율이 훨씬 뛰어나, 향후 대규모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하기에도 수월하다.

백종범 교수는 "태양광 폐패널 실리콘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면서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실리카까지 얻을 수 있다"며 "처치 곤란인 폐태양광 패널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켜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줄(Joul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경기 용인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식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16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묵리에서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KCC글라스, 에코바디스 ESG평가 최고등급 '플래티넘' 획득

KCC글라스는 글로벌 조사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상위 1% 기업에만 부여되는 최고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등급을 획득했다

'노동절' 법정 공휴일이지만 '대체휴일' 못쓴다...이유는?

올해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은 다른 공휴일처럼 대체휴일을 적용할 수 없다.1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부분의 정부부처에서 5월 1일 노

'한전기술지주' 6월에 출범...초대 대표이사 공모 돌입

한국전력이 올해 6월에 출범 예정인 '한전기술지주 주식회사(가칭)'의 초대 대표이사를 오는 5월 4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한전기술지주는

셀트리온, S&P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톱1%'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 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SA)'에서 생명공학(Biotechnology) 부문 '톱 1%'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5일

'생산적 금융' 덩치 키우는 우리銀...K-방산에 3조원 투입

수출입 기업에 3조원의 생산적 금융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우리은행이 이번에는 K-방산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본

기후/환경

+

"2100년이면 '대서양 순환' 58% 약화"…영화 '투모로우' 현실되나

지구 기후와 해양 생태계 유지에 필수 요소인 '대서양 자오선 연전 순환(AMOC)' 시스템이 2100년까지 최대 58% 약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AMOC는

과기부,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에 3.4조원 푼다

정부가 올해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에 총 3조4217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2조9984억원보다 14.1% 늘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

4월인데 28℃ '심상치 않은 날씨'...역대 최악 여름 오려나

4월부터 기온이 오르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와 계절 붕괴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올여름이 역대급 폭염으로 이어질

日 실증하는데 韓 계획도 없다...'철강 탈탄소' 격차 벌어진다

일본은 '철강 탈탄소' 실증에 돌입했는데 우리는 아직 계획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사라지는 아프리카 숲...탄소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락

아프리카 숲이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탄소배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레스터·셰필드·에든버러대

"기후목표 달성에 54~58조 필요한데...정부 예산 年 20조 부족"

정부가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54조~58조원의 기후재원을 조성해야 하지만 정부가 투입하는 기후재정 규모는 연간 약 35조원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