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장, 반도체 규모로 크는데...지뢰밭 규제로 '제자리 걸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3 20:22:18
  • -
  • +
  • 인쇄
신규 설비용량 하락세...주요국 꼴찌 수준
법제도 정비해 계통안정성부터 확보해야
▲1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의 발족식과 함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태양광의 역할과 필요성' 토론회가 개최됐다. ⓒnewstree


반도체 산업 규모로 커가는 태양광발전 시장기회를 잡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태양광 발전설비를 빠르게 늘려야 하지만, 매년 신규 태양광 발전설비 보급률이 줄고 있어 이를 가로막는 이격거리, 계통연결 문제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 발족식과 함께 진행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태양광의 역할과 필요성'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상민 실장은 "지난해 전세계 태양광발전 시장규모는 3900억달러로 전년대비 12% 상승했다"며 "반도체 시장규모가 5000~6000억달러인 것에 비춰볼 때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시장규모가 확대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태양광은 이제 가장 발전단가가 저렴한 에너지원이 돼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련 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국내에서만 16만여명이 태양광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경제 뿐 아니라 에너지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안보 차원에서도 태양광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보급률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17위로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신규설비 보급용량은 2021년 4.5기가와트(GW)에서 2022년 3.8GW로 줄었고,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23년 보급량을 2.8GW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역시 보급량이 2GW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태양광 잠재량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다. '질서있고 체계적인 태양광 보급확대'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한국에너지공단 태양광사업실 유영선 실장은 "전국 산업단지 태양광 보급 잠재량은 12.2GW, 건물일체형 태양광은 35.8GW, 수상태양광은 4.2~8.7GW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합산하면 56.7GW로, 2022년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인 134.5GW의 3분의 1 남짓인데, 부지를 새롭게 할애하지 않더라도 상당량의 태양광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태양광 확대를 가로막는 건 물리적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역 에너지전환을 저해하는 법제도 현황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경기시민발전협동조합협의회 안명균 회장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법으로 명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목표가 법률로 정해지지 않다보니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 이격거리 완화 문제를 지자체가 조례로 완화하도록 떠넘기고 있고, 이격거리 외에도 각종 시행령에 대해 공무원마다 해석을 달리하면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지난해부터 30개 태양광협동조합이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추진중인 파주평화누리주차장 태양광발전사업은 노외주차장의 경우 주차 외 용도면적이 2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차장법 시행규칙',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해 '군 작전성 검토협의', 사업부지가 관광지임으로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인허가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신청받고 있지만, 매년 미달이다. 태양광 발전이 공동주택법 상 용도 외의 사용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소유자 70%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들을 모두 뚫고 어렵사리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더라도 한국전력공사는 계통불안이라는 이유로 전력공급이 과잉될 때마다 태양광 발전설비의 계통연결을 끊어버리고 있다. 계통을 끊는 시설을 세우는 비용도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안명균 회장은 "사업자가 손해보는 시설을 스스로 설치하지 않으면 계통에 연결시켜주지 않겠다고 한다"며 "2030년까지 21.6%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로 했으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계통망을 마련하는 게 국가의 책임"이라면서 "계통연결도 법률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선교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전략정책기술센터 연구위원은 "2019년 태양광 설비규모가 2GW였던 미국 텍사스주는 2024년 5월 기준 23.4GW로 캘리포니아주를 제치고 최대 태양광 설비규모를 확보하게 됐는데, 비결은 계통 인프라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선접속 후운영' 전략이었다"며 "우리나라도 전력망 혁신에 집중해야만 지금 계획하는 태양광 설비들을 접속시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기후솔루션 조은별 재생에너지인허가팀장은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 발전설비 규모는 217GW로 2022년 87GW의 2배가 넘게 성장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며 "이제는 보조금을 없애고 시장 중심의 보급체계로 전환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시급히 태양광 업체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발제를 맡은 조상민 실장은 "지난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단위 면적당 태양광 발전량을 보면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산지 비중과 지가 등 태양광 발전 여건이 불리한 건 사실"이라며 "탠덤셀과 같은 차세대 태양전지 등 고효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쿠팡이츠, 진주 전통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개 지원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CES)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남 진주중앙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여개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전통시

국내 기업 중 ESG평가 'S등급' 없어...삼성전자가 종합 1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ESG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13일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기업들이 공개한 ESG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

정부 'EU 탄소세' 기업대응 올해 15개 사업 지원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본격 지원에 나선다.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

LG전자 '마린 글라스' 기술로 순천만 생태계 복원 나선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마린 글라스'로 순천만 갯벌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LG전자는 이를 위해 순천시, 서울대학교 블루카본사업단과 '블루카본 생태계

하나은행, AI·SW 기업 ESG 금융지원 나선다

하나은행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 AI·SW 기업에 최대 2.0%의 금리 우대 대출을 제공한다.하나은행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AI

아름다운가게, 설 앞두고 소외이웃에 '나눔보따리' 배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외이웃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나눔캠페인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7~8일 이틀간 진행했다고 9일 밝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독버섯' 증가...美 캘리포니아서 중독사고 급증

기후변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습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야생 독버섯이 급증하면서 이를 먹고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13일(현지시간) 캘

[영상] 보름새 3차례 폭풍 강타...포르투갈, 한겨울에 '물바다'

보름 사이에 3차례 연속 강타한 폭풍으로 포르투갈이 쑥대밭이 됐다.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지난 7일 최대 순간풍속 시속

온실가스 폐지하면 차값 싸진다고?...트럼프 발언 사실일까

트럼프 행정부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인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 폐지를 발표한 가운데, 단기적 규제 완화가 오히려

美 온실가스 규제 폐기 발표에 '발칵'..."4.7조달러 비용 발생할 것"

미국이 온실가스 규제의 근간이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기하면 이로 인해 4조7000억달러(약 6782조57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연휴 날씨] 주말 18℃까지 '껑충'...귀성길 '안개·살얼음' 주의

이번 설 연휴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연휴 초반에는 평년보다 5℃ 안팎으로 기온이 높다가, 이후 평년 수준의 기온으로 돌아오겠다. 다만 서해안

'기상법'과 '기후변화예측법' 국회 통과...기상예보 정확도 높인다

기상청의 '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이 '수치모델개발원'으로 개편되면서 기상예보 정확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기상청은 '기상법'과 '기후·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