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급했나?...'갤럭시S21' 99만9900원 가격에 숨겨진 의도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31:24
  • -
  • +
  • 인쇄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3년만에 90만원대로 책정
작년 5G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3위 추락 '굴욕'
삼성전자가 15일 공개한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가격을 100만원에서 딱 100원 모자란 '99만9900원'으로 책정했다. 세자리수대 가격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모습이다. 과거 삼성의 행보에 비춰보면 역대급 성능으로 무장된 신제품을 '100만원대'로 책정했을 법한데, 1000원도 아니고 10원도 아닌 달랑 '100원'을 뺀 의도가 몹시 궁금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은 말 그대로 '역대급 스마트폰'이다. 이날 '갤럭시 언팩 2021'을 통해 공개된 갤럭시S21 시리즈는 최신 5나노(nm) 공정으로 만든 프로세서와 최신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했다. 여기에 고화질 8K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촬영한 영상을 캡처해 3300만 화소의 사진으로 저장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그런데 가격은 99만9900원이다. 물론 갤럭시S21 시리즈의 최하위 모델의 가격이긴 하지만 2018년 갤럭시S9의 출고가 95만7000원 이후 100만원 밑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은 3년만에 처음이다. 더구나 5세대(5G) 전용 스마트폰 라인업에서도 90만원대 제품이 나온 것도 처음이다.

모델별 가격을 살펴보면 갤럭시S21 기본모델이 99만9900원이고, 갤럭시S21 플러스(+)는 119만9000원이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1울트라 256GB는 145만2000원, 갤럭시S21 울트라 512GB는 159만9400원으로 책정됐다. 갤럭시 기본모델 기준 전작보다 약 25만원 저렴하다. 


지난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독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2'의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16%로 1위였다. 2위도 시장점유율 8%를 차지한 '아이폰12프로'가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5G'는 4%로 3위로 밀려났다. '갤럭시노트S20'과 '갤럭시노트S20플러스'는 2%대에 그치며 각각 8, 9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G 스마트폰 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해놓고 애플에 밀리는 굴욕을 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S21 시리즈 가격을 90만원대로 낮췄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성능은 높이고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려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실제로 제품 마케팅에서 심리적 허들을 낮추기 위해 이같은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100만원보다 90만원대라는 가격이 구매욕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조금까지 지급하게 되면 실구매가는 70~80만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

특히 젊은층을 집중공략하기 위해서는 가격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100만원이라는 심리적인 허들을 90만원대로 낮춰 젊은층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의 제재로 점점 쪼그라드는 화웨이의 시장을 가져오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관련업계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가격전략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가 올해말까지 전세계에서 약 2800만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에 비해 8%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저조했던 갤럭시S20의 판매수준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은 이달 29일 전세계 출시된다. 이에 앞서 이달 15일~21일까지 국내에서는 사전예약을 받는다. 갤럭시S21 울트라 사전예약자에겐 갤럭시버즈 프로와 S펜을, 갤럭시S21, S21플러스 구매자에게는 갤럭시버즈 라이브, 갤럭시 스마트태그를 제공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