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획으로 멸종위기 내몰린 열대해삼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4 16:00:51
  • -
  • +
  • 인쇄
호주 서식하는 열대해삼 10종 개체수 급감
▲멸종위기에 처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서식하는 열대해삼 '가시레드피쉬' (사진=케니 울프 박사/퀸즐랜드대학)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 진미로 손꼽히며 수요가 높은 열대해삼이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의 케니 울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호주 북동해안에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 서식하는 열대해삼이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해삼 16종 가운데 10종이 서식하는 세계 최대 산호초다. 멸종위기에 내몰린 열대해삼 가운데 티트피쉬(Teatfish)로 알려진 해삼종은 특히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티트피쉬는 높은 시장가치와 낮은 번식력으로 인해 개체수가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트피쉬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을 근거로 어획 및 수출이 제한돼 있지만, 이들 중 2종인 화이트티트피쉬와 블랙티트피쉬가 최근 퀸즐랜드 어장의 총 어획량 20% 이상을 차지했다.

울프 박사는 "남획으로 1999년 어업이 금지된 이후에도 블랙티트피쉬의 수는 회복되지 않았으며, 설상가상으로 2019년 어업이 재개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2021년 12월 미국연방 환경부장관이 CITES협약을 지지하면서 해당 개체군의 보존 상태를 인정, 블랙티트피쉬 어획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울프 박사는 "멸종위기에 처한 해삼 10종 중 하나는 지켜냈지만, 다른 해삼 개체군도 멸종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하려면 추가 정책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리아 번 시드니대학 교수도 효과적인 규제가 해삼 보호에 필수라고 했다. 번 교수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 해삼 어장은 규제가 없는 성과측정체제로 오랫동안 운영돼 왔다"며 "해당 체제는 해삼 자원량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를 권고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해삼 수확량이 자원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 교수는 "앞으로 법적규제 및 시행정책 틀을 갖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 어획되는 모든 열대 해삼 종에 대해 정기적인 독립 자원평가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지속가능한 어획이 무엇인지 평가하고 종별 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이 해삼종들이 국지적으로 멸종되는 일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프 박사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진미로 여겨지지만, 해삼은 해저를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바다의 지렁이이자 진공청소기"라며 "건강한 해양 생태계에 해삼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번 교수 역시 "해삼은 산호초 생태계에 필수이며 호주와 퀸즐랜드 정부가 리프2050 계획을 이행하고 퀸즐랜드 농수산부가 지속가능한 어업전략을 세우는 데 큰 기여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