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피해' 석유기업이 책임지려나?…美 대법원 심리 착수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4 12:18:19
  • -
  • +
  • 인쇄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출처=모션엘리먼츠)


미국 대법원이 대형 석유기업의 기후책임을 둘러싼 소송을 본격 심리한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콜로라도주 볼더시가 제기한 기후 손해배상 소송을 다루기로 했다. 이 소송은 엑슨모빌(ExxonMobil), 선코어 에너지(Suncor Energy) 등 주요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폭염·산불·홍수 대응에 들어간 공공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번 심리의 핵심 쟁점은 기후 피해 책임을 주(州) 법원에서 다룰 수 있는지 여부다. 석유기업 측은 기후변화는 국가 차원의 정책 사안으로, 연방법 체계 안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주 법원에서 기업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방정부는 기업이 자사 제품의 기후 영향을 오랫동안 인지하고도 이를 축소하거나 왜곡했다며, 주 소비자보호법과 불법행위 책임에 근거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대법원 심리는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유사한 기후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여러 주와 도시가 해수면 상승, 대형 산불, 폭염 대응 등으로 늘어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석유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만약 대법원이 기업 측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이들 소송은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지방정부의 손을 들어주면, 화석연료 기업의 법적 책임 범위는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기후 정책 측면에서도 파장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기후 피해 대응 비용은 대부분 정부와 시민이 부담해 왔다. 법원이 기업의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할 경우, 기후 비용을 산업계와 분담하는 새로운 법적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기후 리스크 공시, 보험료, 투자 전략, 자산 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들도 이번 심리를 주목하고 있다. 기후 관련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석유·가스 기업의 장기 수익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ESG 투자 기준과 기후 리스크 관리 요구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손해배상 분쟁을 넘어, 기후 위기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가르는 판단이 될 전망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미국 내 기후 소송의 방향과 에너지 산업의 책임 범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거리에서 퇴출당하는 '항공·크루즈·내연차' 광고들...왜?

공공장소에서 크루즈와 항공, 내연기관차 등 탄소배출이 많은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를 금지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네덜란드는 수도 암스테르담

'기업 자사주 의무 소각'...3차 상법 개정안 법안심사소위 통과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이번 개정안은 기업

정관장 핵심거점 KGC인삼공사 부여공장 '녹색기업'에 선정

국내 최대 홍삼 제조공장인 KGC인삼공사 부여공장이 '녹색기업'으로 인정받았다.KGC인삼공사는 충청남도 부여군에 위치한 부여공장이 금강유역환경청

쿠팡·쿠팡이츠, 진주 전통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개 지원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CES)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남 진주중앙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여개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전통시

국내 기업 중 ESG평가 'S등급' 없어...삼성전자가 종합 1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ESG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13일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기업들이 공개한 ESG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

정부 'EU 탄소세' 기업대응 올해 15개 사업 지원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본격 지원에 나선다.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

기후/환경

+

'기후피해' 석유기업이 책임지려나?…美 대법원 심리 착수

미국 대법원이 대형 석유기업의 기후책임을 둘러싼 소송을 본격 심리한다.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콜로라도주 볼더시가 제기한

밀라노 동계올림픽 100% 재생에너지 사용...그러나 드러난 한계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탄소감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렸지만 실질적으로 큰 감축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

공기에서 물 추출하는 장치 개발...물 부족 해결되나?

건조한 사막 공기에서도 물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202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무와네스 야기(Omar M. Yaghi)

기후변화로 스키장 '위기'...저지대 '눈부족' 고지대 '눈사태'

기후변화로 스키장들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저지대 스키장은 적설량 부족으로 문을 닫는 반면 고지대 스키장은 눈사태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22일(

MS '재생전력 100%' 달성…AI 수요급증이 새로운 변수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 재생전력 목표를 달성했다.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2025년까지 사용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

美 동부 또 '눈폭풍' 덮친다...5400만명 영향권에 '초비상'

1월말 강력한 눈폭풍으로 역대급 피해를 낳았던 미국 동부지역에 또다시 눈폭풍이 예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2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