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안전지대 아니다...온난화에 북상하는 열대 감염병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9 17: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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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성 바이러스 감염병 '치쿤구니야'가 유럽에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경고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감염 매개체인 모기가 자꾸 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생태수문학센터(UKCEH) 연구팀은 올해 치쿤구니야가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 등 남유럽에 연중 6개월 이상 유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벨기에·프랑스·독일·스위스 등 중부 유럽 국가들에서는 3~5개월, 영국 남동부에서도 약 2개월간 유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연구팀은 지난 수십 년간 유럽 전역에 확산한 흰줄숲모기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의 체내 잠복 기간이 온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최저기온이 기존 추정치(16~18℃)보다 훨씬 낮은 13~14℃라고 밝혔다.

치쿤구니야는 1952년 탄자니아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주로 열대 지역에서 발생했다. 매년 수백만건의 감염이 보고되며, 심한 경우 장기간 지속되는 관절통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감염자의 최대 40%는 5년이 지나도 관절염이나 심각한 통증을 겪는다.

유럽에서는 최근 10여년간 10개 이상 국가에서 산발적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2025년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수백건 규모의 집단 발병이 발생했다. 프랑스는 과거 10년간 약 30건에 그쳤던 감염 사례가 지난해 800건을 넘어섰다.

그동안 유럽의 추운 겨울은 모기를 막는 '자연 방화벽'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남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이제 겨울철에도 모기 활동이 관찰되고 있어, 계절적 차단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자연적 휴지기가 사라지면 훨씬 더 큰 규모의 발병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주도한 산딥 테가르 박사는 "유럽의 온난화 속도는 전세계 평균의 약 2배"라며 "기온 하한선이 낮아졌다는 사실은 북쪽으로의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공동 저자인 스티븐 화이트 박사도 "20년 전만 해도 치쿤구니야나 뎅기열이 유럽에서 발생할 것이라 하면 미쳤다고 했을 것"이라며 "침입종 모기와 기후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디아나 로하스 알바레즈 WHO 박사는 "아직 모기 확산을 통제할 기회가 있다"며 고인 물 제거 등 서식지 관리, 긴 옷 착용과 기피제 사용, 감시 체계 구축 등을 핵심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왕립학회 학술지 인터페이스'(Journal of Royal Society Interfa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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