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기반 '수소경제'...온실가스 3000만톤 늘어난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4 13:56:31
  • -
  • +
  • 인쇄
그레이수소 1kg 생산 시 이산화탄소 10kg 배출
블루수소, 그레이수소의 88~91% 온실가스 배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수소경제 계획이 오히려 3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배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이 14일 발간한 '청정한 블루수소는 없다: 한국 수소경제의 숨겨진 온실가스 배출 추산'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수소경제 추진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2030년에 이르면 연간 최대 3000만톤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따라 2020년 기준 22만톤인 수소 공급량을 2030년까지 18배 수준인 390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국내 생산분 194만톤의 대부분을 화석연료 기반 수소인 그레이수소(94만톤)와 블루수소(75만톤)를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의 생산방식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CH4)에서 수소를 뽑아 생산하는 방식으로,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할 때 10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블루수소는 수소를 추출해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포집 및 저장(CCS)' 기술을 이용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블루수소는 생산 과정의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했기 때문에 비교적 깨끗한 수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코넬·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이 블루수소가 그레이수소의 88~91%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우선 블루수소의 생산 및 운송과정에서 원료인 천연가스(메탄)가 새면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또한 천연가스 추출 공정이나 '탄소 포집 및 저장'(CCS)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수소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의 최대 84배에 달해 더욱 큰 문제"라며 "수소경제 계획이 이대로 추진될 경우 18.3만톤의 메탄을 추가로 배출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2020년 배출한 메탄 133만톤의 30%인 39만톤을 2030년까지 줄여나가기로 약속한 국제 메탄 서약을 위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보고서는 계획에 포함된 화석연료 수소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의 비중을 늘릴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화석연료 기반 수소는 현재 정부에서 입안 중인 시행령상 '청정수소' 기준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메탄 배출을 오히려 늘리는 화석연료 기반의 수소경제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화석연료 또한 비싸지고 있기 때문에 수소경제를 화석연료에 의존한다면 향후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