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훔치려 땅굴 팠는데...송유관 30cm 앞두고 경찰에 '덜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9 15:15:04
  • -
  • +
  • 인쇄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석유를 훔치려던 일당이 파놓은 땅굴 (사진=연합뉴스)

영화 '도굴'과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펼쳐졌다. 송유관까지 땅굴을 파서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송유관을 30cm 앞두고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50대 A씨와 기술자, 작업자 등으로 구성된 일당 8명은 송유관 매설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기름을 훔치기로 공모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실행에 옮겼다. 이들은 충청북도 옥천에 있는 주유소를 임대한 뒤 한차례 굴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1m 깊이로 판 땅굴에 자꾸 물이 들어차자 굴착을 포기했다.

이후 이들은 충북 청주의 한 숙박시설을 2차 범행지역으로 선정하고, 올 1월초 이곳을 통째로 빌렸다. 숙박시설 주인에게는 "모텔사업을 하겠다"고 속이고, 월세 45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 숙박업소는 송유관에서 불과 9m 떨어진 곳이었다.  

이들은 이곳 지하실 벽면부터 뚫기 시작했다. 외부로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 땅굴을 팠다. 숙박업소에서 먹고 자면서 하루종일 땅굴을 판 결과, 송유관 30cm 이내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지난 3월 5일 경찰에 체포되면서 석유훔치기 작전은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대전경찰청은 공모를 주도한 50대 A씨와 자금책 2명, 석유 절취시설 설치기술자, 굴착작업자 등 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4명은 구속하고 나머지 가담 정도가 낮은 자금책과 단순작업자 등 4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석유 관련 일을 하다 알게 된 지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ℓ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꼬드기며 공범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자를 모집한 A씨는 범행장소를 물색하고 송유관 매설지점을 탐측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일당 중에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다 동종 전과로 사직한 전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구멍을 뚫으려고 했던 송유관은 하루평균 6만6000대가 차량이 오가는 4차선 국도 바로 옆에 있었다. 지면 3m 아래에 있어 이들이 파놓은 땅굴로 자칫 지반침하와 붕괴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다. 이에 관할당국은 이들이 파놓은 땅굴을 원상복구한뒤 안전점검을 마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