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력자급율 9%, 인천은 200%..."분산에너지 확대 시급"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9 18:40:52
  • -
  • +
  • 인쇄
전력 생산지역과 소비지역 간극 줄여야
잉여전력 보상받는 시장기반 마련해야
▲왼쪽부터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협회 사무국장, 이창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사무국장, 정규창 한화큐셀 파트장,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이창호 가천대학교 교수, 김창섭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김근호 한국에너지공단 분산에너지팀장, 강호정 제주도 신산업분산에너지 팀장, 문국현 한국철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newstree


에너지위기를 극복하고, 신산업 기회를 잡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분산에너지'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분산에너지 정책동향과 지역 연계전략'에서 김창섭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는 "최근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법적 근거는 생겼지만, 구체적으로 분산에너지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 합의가 없다"며 "에너지수급의 안정화, 탄소중립 등을 위해 분산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빠르게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분산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소비자 인근에 설치되는 소규모 에너지원을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분산에너지는 각국의 탄소중립 이행노력과 함께 확대되는 추세다. 송전 과정에서 에너지가 상당부분 소실되는 탓에 효율이 떨어지는 기존 중앙집중식 발전방식과 달리, 분산에너지는 전력 수요지와 생산지가 가까워 에너지 소실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태양광을 중심으로 분산에너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20년 전세계적으로 1억가구에 134기가와트(GW) 규모 분산형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2030년에는 분산형 태양광 패널 설치 규모가 630GW로 4배 증가해 관련 시장도 크게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전세계 전력소비량이 8위에 달하는 한국은 분산에너지 확산이 매우 더딘 상황이다. 2022년 기준 분산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8%에 불과한 데 비해, 원전과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게다가 전력소비가 이뤄지는 곳과 발전소가 위치한 곳의 거리가 너무 멀다. 일례로 수도권은 전체 전력소비의 40%를 차지하지만, 발전소는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전력을 수급해야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지방분권 차원에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광역지자체별 전력자급률을 보면 서울은 9%에 불과한데, 부산과 충남, 인천 등지는 200%가 넘는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전기요금은 동일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마련돼 내년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지자체나 사업자 등에 '전력자립률'을 정해 분산에너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분산에너지 특구를 지정해 특혜를 주거나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법제화가 됐음에도 산업기반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분산에너지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을 추진중인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는 바람에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110번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해야 했다. 전력수요가 낮은 봄과 가을에 잉여전력이 생기는 탓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로는 이 잉여전력을 저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멀쩡한 전력을 그대로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련 사업을 키워 잉여전력을 적정가격으로 보상할 수 있는 시장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력을 수소나 열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섹터 커플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분산에너지 특구를 지정하는 절차도 복잡하고, 내년 6월 특별법이 자리잡기까지 기다리면 전력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의 간극이 점점 벌어진다"며 "궁극적으로 전지역이 분산에너지로 가야 하기 때문에 특구를 지정하기보다 정부차원에서 잘하는 지역에 인센티브나 세제혜택을 주는 등 명확한 가격시그널을 통해 하루빨리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