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은 인류 위협하는 중대재난..."인류 25%가 영향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2 11:49:53
  • -
  • +
  • 인쇄
기후위기로 가뭄영향권 18억4000만명
식량난·기후난민 발생...선거에도 영향


팬데믹과 전쟁뿐만 아니라 '가뭄'도 인류를 위협하는 중대재난으로 꼽혔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빈번해지면서 전세계 인구의 25%가 이로 인해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팬데믹과 전쟁에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3년 국제연합(UN)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25% 가까이 되는 18억4000만명이 가뭄의 영향권에 살고 있다.

특히 가뭄은 식량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기후위기로 한껏 강화된 엘니뇨가 닥치면서 전세계 농경지의 4분의 1이 예년보다 가물었고, 수확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주요 곡물의 쌀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전세계적으로 2억5800만명이 기아 상태에 놓여있다.

주요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중인 상황으로 식량 공급망 대란이 빚어진 가운데 기후위기로 가뭄까지 심화하면서 아프리카 북동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는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일대에서 배고픔으로 생명이나 생계가 즉각 위협받는 '극심한 식량 불안' 상태에 놓인 인구는 2300만명에 달한다.

가뭄으로 사람들은 살던 곳을 버리고 떠나기에 이르렀다. 중남미 수백만명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요인으로 가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은 100년만의 가뭄으로 식수부족 사태가 벌어졌고, 주요 강의 수상교통이 중단됐다. 파나마 운하 수위가 낮아지면서 해운이 불가능해지자 운송회사들은 배를 두고 화물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난과 사회불안을 피해 대거 이주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뭄은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내달 대선을 앞두고 있고, 인도는 4~5월 총선을 치른다. 여기에서 인도네시아가 최근 쌀 수입을 늘리고,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 NYT의 설명이다.

쌀을 주식으로 삼는 국가에서는 쌀 가격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선거철에는 더욱 그렇다. 쌀 가격이 뛰면 생계난이 커져 민심이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네갈과 나이지리아 등 인도산 쌀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수입 부족으로 쌀 가격이 치솟는 고통을 떠안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가뭄으로 인한 산불 증가는 기후위기를 가속해 전지구적인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다. 브라질의 가뭄은 거대한 탄소저장고인 아마존 열대우림을 거대한 탄소배출원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아마존연구소의 생물학자 필립 펀사이드는 "아마존이 온실가스를 대기로 배출할 경우 지구 기후에 파국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는 아마존뿐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기후/환경

+

한국 '탈석탄동맹' PPCA 합류...호주 에너지전환까지 촉진?

한국이 '국제탈석탄동맹(PPCA: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함으로써 호주의 화석연료 산업을 쪼그러뜨리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