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AI로 기후대응' 했다지만...전력소비도 그만큼 커진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5 19:04:27
  • -
  • +
  • 인쇄
▲24일(현지시간)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AP/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이 기업들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 필수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만큼 친환경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팀 쿡 CEO는 24일(현지시간) 진행된 기후변화 관련 대담에서 "AI는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기업들에 최적의 도구를 제공한다"며 "개인의 탄소배출량을 추적하거나 수거 가능한 물질들을 판별해 재활용을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2025년 플라스틱 포장재를 퇴출시키고, 203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출시되는 신제품들도 순차적으로 탄소중립 제품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애플워치'는 애플이 처음으로 내놓은 탄소중립 제품이다. 이 '애플워치'는 제조, 포장, 배송 등 생산에서 배출되는 모든 탄소량을 AI를 활용해 정밀하게 측정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AI를 활용해 리튬 사용량을 70% 줄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찾아낸 바 있다. 당시 MS 연구팀은 리튬 함량이 낮은 배터리 소재를 찾도록 AI에 명령하자, 3200만종의 후보물질 가운데 상용화 가능성, 에너지 전도율 등을 고려한 최적의 후보물질을 80시간만에 찾아냈다. 뿐만 아니라 AI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데도 활용되는 등 AI 활용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AI를 비롯해 AI 활용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우려하는 목소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AI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AI가 친환경 전환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데이터센터·AI·암호화폐 부문의 전력 수요가 2026년에 2배 높아질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미국 전력업체 서던컴퍼니는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미국 조지아주의 경우 2030년에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력소비량이 기존 예측보다 17배 많은 6600메가와트(MW)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챗GPT' 등장 이후 개발 광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AI로 인해 전력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가 출현하기 이전에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소비량은 전세계 전력수요의 1% 정도였지만, 생성형 AI로 개발이 확장되면서 2030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전세계 전력수요의 3.5%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시간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확장은 재생에너지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국 에너지부(DOE) 장관은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시설을 짧은 시간에 짓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업체들은 천연가스·석탄·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주요 에너지로 천연가스를 선택하는 업체들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다.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EQT의 토비 라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를 건설중인 테크업체들로부터 천연가스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원자력 발전은 건설에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업체들이 천연가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