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지역경제 활성화..."분산에너지로 풀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11 12:00:02
  • -
  • +
  • 인쇄
전력계통 포화로 '전력 공급 리스크' 확대
지역특화 에너지원 발굴해 신속확충해야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는 늘어나는데 전력 생산지와 수요지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아 전력공급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각 수요지에서 스스로 전력수급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간한 '분산에너지를 활용한 전력수급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공급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동해안과 호남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해 대부분 수도권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국내 전체 전력생산량의 약 60%가 충남(18% 석탄), 경북(16% 원자력), 경기(15% 가스), 전남(11% 원자력·신재생)에서 만들어진 데 비해 전력소비량은 서울·경기 비중이 높다. 이렇다 보니 발전량을 소비량으로 나눈 전력자급률을 보면 서울 10%, 충북 11%, 경기 62% 등은 매우 낮은 반면 충남 214%, 경북 216%, 강원 213% 등으로 전력수급 불일치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행정구역별 전력자급률(Twh,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이는 첨단산업의 전력공급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7개 첨단산업 특화단지가 현재 용인, 구미, 새만금 등에서 조성중으로 전력 수요가 15기가와트(GW)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지역별 전력 수급 불일치에 따라 동해안과 호남지역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송전선을 통해 수급균형을 맞추는 중앙집중형 관리를 해오고 있어 전력계통이 포화상태이고, 그에 따른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안정적 전력공급 시스템 구축을 위해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분산에너지는 중앙 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력소비지 인근에 발전원이 위치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의 공급이 가능하다. 공급변동성이 커 기존 전력계통에 불안정성을 더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확산이 더뎠던 재생에너지도 연결이 용이해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기업의 대규모 지방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 재정·금융, 규제특례, 정주여건개선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구역인 '기회발전특구'와 연계해 '분산에너지특구'를 지정하면 선도기업에 대한 강력한 유치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앙 집중형과 분산형 전력공급이 적절한 조합을 찾으려면 제도를 설계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보고서는 정책과제로 △전력계통 신속 확충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 △전력망 보강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제도 설계 △전력망 건설에 민간투자를 유인하는 방안 도입 검토를 제시했다.

한편 오는 6월 14일 지자체나 사업자 등에 '전력자립률'을 정해 분산에너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분산에너지 특구를 지정해 특혜를 주거나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이 시행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규제특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전력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한상의 SGI 박양수 원장은 "인구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저하와 지방소멸 문제는 지역에 미래 주력산업 육성기반을 조성하고 핵심기업 이전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며 "분산에너지법과 관련 정책을 면밀하게 설계해 나간다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감소와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 대응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기후장관 "모빌리티 탈탄소화 지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에서 수소연료전지 공장이 들어선다.현대자동차는 울산 북구에 위치한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 공장부지에서 '수소연료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