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주민 콧속에서 '녹조' 검출...청산가리 6600배 독성물질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3 15:04:53
  • -
  • +
  • 인쇄
▲3일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사람 콧속 녹조 독소 검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전문위원(사진=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주변 어민·농민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코에서 청산가리 6600배의 독성을 지닌 '녹조' 물질이 검출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은 환경재난을 넘어서 사회재난이 된 낙동강 녹조사태와 관련해 민관공동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환경운동연합, 낙동강네트워크 등은 3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낙동강 인근에 거주하는 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46명의 콧속에서 독성 녹조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담은 '사람 콧속 녹조(남세균) 독소 검출 결과'를 발표했다.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낙동강 등 주요 녹조 발생원에서 약 2㎞ 이내 거주하는 어민, 농민 등과 낙동강 현장에서 활동한 활동가 등 97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46명의 콧속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된 것이다. 환경단체 현장활동가 15명 중 9명에게서 독소가 검출됐고, 농·축산업 종사자 28명 중 14명, 어업 종사자는 11명 중 5명, 낙동강 인근 주민은 43명 중 18명에게서 독소가 검출됐다.

콧속에서 독소가 확인된 46명을 대상으로 건강 상황을 확인해본 결과 재채기를 호소하는 경우가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눈 가려움증, 이상 눈물 분비 등 눈 관련 증상이 2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콧물 18명, 코막힘 15명, 후비루 12명, 후각 이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9명 있었다. 두통을 호소하는 이는 11명, 피부 증상을 호소하는 대상자는 10명으로 나타났다.

녹조 독소 가운데 가장 많이 검출된 독성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틴 LR'이다. 이 물질의 독성은 청산가리의 6600배에 이른다. 일부 참가자에서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10년 캘리포니아에서 실시한 조사·연구에서 나타났던 최대 농도보다 최대 4.3배 높은 수치가 검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체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된 사실은 녹조 에어로졸이 녹조 독소의 인체 유입에 있어 주요 경로가 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녹조 에어로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치매와 파킨스 병 등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신장 손상 등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연구진은 독소가 비강이나 비인두에 걸리지 않고, 기관지를 통해 폐와 혈관까지 유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환경부 등 정부의 녹조 조사는 녹조 창궐 시기를 지나거나 녹조가 심각한 지역을 배제한,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식 조사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정부의 녹조 위험 평가는 신뢰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녹조 독소에 대한 위험성은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 환경부만 이를 부정하면서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녹조 재난은 환경재앙에서 비롯된 사회재난"이라며 "차기 정부에서는 민관이 함께 '녹조 사회재난 해소를 위한 국민위원회'를 구성하고 녹조 독소의 장기적 위해성 관련 조사·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삼성바이오, CDP평가 수자원관리 'A등급'...최고등급 최초 획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수자원관리(Water Security) 부문에서 최상위

96MW 'SK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민간 해상풍력 시대 '개막'

전라남도 신안군 앞바다에 조성되는 8.2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사업 가운데 첫 사업인 96메가와트(MW) 규모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준공됐다. 1단

기후/환경

+

동남아 덮친 열대폭풍…기후변화가 '극대화'시켰다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를 덮친 폭풍과 집중호우가 기후변화로 인해 '극대화'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세계기

아연도금 전기로 열처리하는 기술개발..."온실가스 98% 감소"

전기 발열체로 아연도금 강판을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금속 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한국에너지기술

'수도권 직매립 금지' 예외조항에 지역주민들 반발…왜?

수도권매립지 피해 영향지역 주민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지역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예외조항을 허용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ESG;스코어] 서울교대는 탄소배출 33.6% '줄고' 목표해양대 36% '늘고'

서울교육대학교가 국·공립대학교 가운데 지난해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했고, 목포해양대학교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94톤이나 늘어난 것으로

베란다 태양광 설치하면 1만원...내년부터 달라지는 '탄소중립포인트'

내년부터 집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1만원 상당의 탄소중립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부터 예산소진없이 탄소중립

EU 수개월 협상끝에 매듭...'2040년 온실가스 90% 감축' 확정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최종 합의했다.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은 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