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품 관세 줄여줍니다"...美관세폭탄에 '세관사기' 기승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8 14:58:21
  • -
  • +
  • 인쇄
▲ 올 4월 새로운 관세정책을 발표하는 트럼프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면서 이를 피하는 방법을 안내하거나 중개하는 등의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NYT)는 2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기업들이 이메일과 틱톡 등을 통해 "관세를 피할 수 있다"거나 "관세를 줄여주겠다"는 식으로 미국 기업들을 유인해 수수료를 받고 원래보다 낮은 관세로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게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기준을 교묘하게 이용한 일종의 '세관사기'다. 미국 관세는 품목, 신고된 달러 가치 그리고 원산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그런데 세관사기 업체들은 실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입가격을 신고한다거나 관세율이 낮은 소재로 품목을 허위기재하는 식으로 관세를 낮추고 있다. 또 미국으로 배송하기 전에 관세율이 낮은 국가로 제품을 보내는 방식으로 탈세하기도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0% 부과하고 있지만, 올 4월에 145%까지 관세를 매긴 때가 있었다. 이같은 관세폭탄이 '세관사기' 행위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관세를 피하려는 기업들은 중국산 제품을 동남아시아 국가로 먼저 보낸 뒤, 이들 국가에서 미국으로 보내 관세율을 낮추고 있었던 것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에서 생산된 제품의 관세는 10%다.

미국은 상품의 마지막 제조 공정지를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한다. 만약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된 신발의 부품을 말레이시아에서 조립한다면 이 신발은 말레이시아산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중국에서 최종 생산한 제품인데도 원산지를 위장하기 위해 다른 국가를 거쳐 유통한다면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관세와 관련된 이같은 불법행위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현재 정확한 실태파악이 어렵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높아진 이후 미국에 수입되기전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중국산 제품과 부품, 원자재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 중국의 대미수출은 21%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 수출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뉴욕타임즈는 짚었다.

멕시코도 중국 제품의 미국 수출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엑시거(Exiger)에 따르면 멕시코 내 3000개 이상의 기업이 공급망의 75% 이상을 중국산 화물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 다수는 중국 국영기업의 자회사이며, 대부분 미국에 제품을 판매한다.

이에 미국 행정부는 무역사기 근절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불법행위 규모가 이미 정부의 단속능력을 넘어선 상태라고 미국 기업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5일~9일까지 일주일 동안 2000건 이상의 화물에서 탈루를 적발했다. 압수규모는 6억3000만달러(약 81억9000만원)에 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기후/환경

+

100년 넘은 시설인데 관리예산 '삭둑'...美 오하이오주 댐 '붕괴 위험'

트럼프 정부가 댐 관리인력과 예산을 줄이면서 100년이 넘은 미국 오하이오주 댐들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 앞으로 30년동안 1만8000개 주택이 홍수 피해

가자지구 폭격 잔해 처리에서만 온실가스 9만톤 배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남겨진 가자지구의 잔해를 처리하는데 9만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옥스포드와 에든버러

이란, 50℃ 넘는 폭염에 가뭄까지…물 아끼려고 임시공휴일 지정

이란 당국이 50℃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과 물 부족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물소비 제한령을 내렸다. 일부 지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임시공휴일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최초 10MW 해상풍력 국제인증 획득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개발한 10메가와트(MW) 해상풍력발전기가 국제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형식인증을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

햇빛 이용해 탄소배출 없는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 시스템을 활용해 폐수 속 오염물질을 고부가가치 에너지원인 암모니아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

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