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야산에서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11일 울산시는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16일까지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의 한 배드민턴센터 내 소나무 둥지에서 솔부엉이 한 쌍이 새끼를 키우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솔부엉이는 올빼미과의 여름철새로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보호종이다. 4월 중순에 도래해 번식하고 10월 말쯤 떠난다. 평지와 소나무숲에 서식하며 주로 밤에 사냥에 나서는 야행성 조류다. 둥지는 적당한 크기의 나무구멍에 지으며 3~4개 알을 낳으면 암컷이 포란하고 수컷이 먹이를 나른다.
이번 관찰은 소나무에 둥지를 튼 솔부엉이 알 2개와 어린 새끼 1마리를 확인한 배드민턴센터 김상우 대표가 시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022년에도 같은 소나무에 어린 솔부엉이 2마리가 찾아온 것을 관찰하고 기록을 남긴 경험이 있다.
울산시는 당일 현장을 방문해 소나무 건너편에 앉아 있는 솔부엉이 한 쌍을 확인하고 둥지 아래에 관찰카메라를 설치했다.
김 씨는 7월 2일부터 관찰카메라를 활용해 번식 과정을 관찰하기 시작했으며, 12일에는 야간에 어미 새가 둥지 근처로 나온 새끼들에게 벌레를 물어와 먹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솔부엉이 가족은 7월 16일 이후 자취를 감췄으며 빈 둥지에는 청딱다구리가 새로 자리잡은 모습이 확인됐다.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는 "솔부엉이는 둥지를 재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그 개체가 왔을 수도 있지만 표식을 하지 않아 알 수 없다"라며 "둥지를 한번 훼손당한 경험이 있는 개체는 떠났을 가능성이 높으며 새로운 개체가 온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내년에도 같은 나무에 솔부엉이가 다시 찾아오는지 관찰을 이어가고자 한다"라며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이어진 철새이야기가 있는 장소를 잘 보전해 새들이 계속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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