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보이스피싱, 온라인 사기 범죄가 활개 치면서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해하면 무서운 사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화제다. 게시자는 "캄보디아 어느 지역 쓰레기통에서 나온 여권들"이라며 수십장의 여권이 흩어져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설명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올초 촬영된 것으로 태국과 대만 등 다른 나라 여권들이 캄보디아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이 정도면 그냥 나라가 범죄를 용인해주는 거 아니냐", "범죄자가 범죄를 들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질린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사진이 화제가 된 건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취업사기, 감금, 고문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캄보디아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출국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범죄 조직에 납치되고 고문을 당한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납치범들은 학생 가족 측에 금전을 요구하고, 인질들을 학대하거나 마약을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붙잡혔다 구조된 한국인 A씨는 "(학생이) 너무 맞아서 걷지도,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상태였다"며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고 증언했다.
이밖에도 8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이 해외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고, 지난달 21일에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한복판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돼 고문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서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고수익 해외취업'에 속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피해자들로 알려졌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최근 캄보디아 범죄 관련 보고를 받고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교부가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며 "외교부는 이에 따라 캄보디아 정부의 협조 확보를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으며,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외교부는 한국인 범죄 피해 우려가 큰 캄보디아 프놈펜에 2단계(여행 자제), 시하누크빌·보코산·바벳 등에는 2.5단계에 해당하는 특별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주한캄보디아 대사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찰도 한국인 대상 범죄에 맞서 총력 대응에 나선다. 경찰청은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회담을 열고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과 경찰관 파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코리안 데스크는 해외 경찰에 파견간 한국 경찰로 현지에서 주로 한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전담한다. 한인 살인사건 피해자가 가장 많은 필리핀에 2012년 처음 만들어져 현재 3명이 활동 중이다. 태국 경찰에도 한국 경찰관 2명이 파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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