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09:55:18
  • -
  • +
  • 인쇄
▲국민연금공단의 '지속가능경영' 카테고리(사진=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국정감사에서 'ESG워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12일 기후솔루션 분석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까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키움증권'과 '흥국증권'을 거래증권사로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흥국증권은 올해 하반기에도 거래증권사로 선정된 상태다.  

국민연금은 매년 상·하반기 국내 주식 거래증권사를 선정해 발표한다. 대규모 운용 자금으로 인해 거래증권사로 선정되는 것은 시장의 신뢰와 평판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통한 거래수수료가 증권사 법인영업 수익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2023년 하반기부터 ESG 배점을 기존 5점에서 10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상향하고, 평가 항목 명칭도 '책임투자 및 사회적 책임'에서 '책임투자 및 ESG 경영'으로 변경하며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연금이 거래증권사 수를 축소하면서 증권사간 경쟁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상위권을 구분 짓는 핵심 요소로서 'ESG 평가'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선정 결과는 ESG 원칙과 배치되는 모습을 보였다. 

흥국증권과 키움증권은 국내 마지막 신규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삼척석탄발전소) 공모채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연간 약 128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초대형 석탄발전소로, 국제 금융기관과 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이 탈석탄 방침에 따라 철수한 사업이다. 

2021~2023년 발행된 삼척블루파워 공모채(총 1조2500억원) 가운데 약 70%는 '반(反)ESG 채권'으로 낙인찍혀 매각되지 않았고, 2024년 말 총액인수 약정이 종료되자 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철수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삼척블루파워의 대표 주관사로 채권 발행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며, 발행한 채권 대부분은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경단체들로부터 '탈석탄 기조 역행', '기후위험 떠넘기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같은 시기인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국민연금 거래증권사로 지속 선정됐다.  

이후 2025년 4월과 8월 삼척블루파워 채권 발행에서는 흥국증권이 키움증권과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으며, 흥국증권도 올 하반기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이 거래증권사 선정에 있어 ESG 강화를 선언했으나, '반ESG'로 비판받은 증권사가 거래사로 선정된 것은 ESG 평가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같은 문제는 국민연금의 ESG 평가 전반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로 공시한 자산 중 약 97%가 실제 ESG 반영이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기후솔루션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이 ESG 투자 강화와 석탄투자 제한을 내세우면서 석탄발전소 채권을 개인에게 판매한 증권사를 거래 파트너로 유지한 것은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거래증권사 선정 전 과정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ESG 원칙을 위반한 증권사에 대한 명확한 배제 기준과 사후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연주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 연구원은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 평가기준에서 ESG 항목이 정량평가에만 포함돼있어, 증권사의 실제 ESG 경영 태도나 리스크 대응 수준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성평가 영역에도 ESG 관련 항목을 신설하고, ESG 컨트로버시(ESG평가에서 부정적인 사건·사고)가 발생한 증권사는 일정 기간 거래증권사 선정에서 제외하는 등 제재할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름다운가게, 유산 기부하면 세액공제법 '지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은 상속 재산의 10% 이상을 기부하

삼립 시화공장 또 '산재'...노동자 2명 손가락 절단

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노동자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경찰에 따르면 10일 0시 19분경 경기 시흥시 소재 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 2명의 손가락

시중은행들 생산적 금융 '잰걸음'…지역과 첨단산업에 투자확대

부동산 대출 중심이던 시중은행들이 지역산업 발전과 인공지능(AI), 그리고 첨단산업 등 생산적 금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투자경쟁에

SKT, ESG 스타트업 육성하는 '스케치포굿' 참여기업 모집

SK텔레콤이 차세대 ESG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SKTCH for Good(스케치포굿)'을 론칭하고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참여를 희망하

서울시 기후대응 '엉망'...'생태·사회' 지표 대부분 '낙제점'

서울의 대기질과 생물다양성 자원, 재생가능한 깨끗한 물, 에너지 생산, 폐기물 현황 등 렌즈를 분석한 결과 총 41개 지표 가운데 33개가 기준치에 미달

용기 디자인 살짝 바꿨더니...동원F&B, 플라스틱 사용 14톤 절감 기대

동원F&B 동원식품과학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해 지난 50여년간 사용해왔던 식용유 용기의 서포트링 디자인을 '12각 돌출 구조'로 개선했

기후/환경

+

올해 극단적 기상 징조?...3월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2위'

전세계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 올해 극단적 기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엘니뇨 전환 신호로 해석

"132년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이상고온·가뭄 겹친 美

미국 전역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다. 이상고온에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나타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지난겨울 바다 수온 1℃ 올라..."온화한 겨울·대마난류 강세 원인"

지난겨울에서 초봄 사이 우리 바다의 수온이 평년대비 1℃ 정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국립수산과학원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우리 바다의

'슈퍼 엘니뇨' 온다...전쟁까지 겹쳐 '식량 이중위기' 우려

올 하반기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비료·에너지 공급 차질과 맞물려 글로벌 식량위기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경

'불의 고리' 인니 1주일새 또 지진…주택 100여채 '와르르'

인도네시아 동부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해 주택 100여 채가 파손되고 20명이 다쳤다.10일(현지시간) 베트남뉴스통신(VNA)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동누사

남극 해빙들 '와르르'...황제펭귄 새끼 수천마리 폐사

남극 해빙이 무너지면서 황제펭귄 새끼들이 바다에 빠져 집단으로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극 일부 지역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