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5G·홀로그램...IT와 만난 MICE '가상공간'으로 진화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7 1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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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MICE산업, 해법은?] (하)
최첨단 기술접목, MICE 플랫폼 경쟁 '점화'

▲'인천 크래프트' 3D 가상공간 속 펼쳐진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로 우리 사회 전반은 '코닥 모멘트' 순간을 맞고 있다.

'코닥 모멘트'는 피사체가 빛나는 순간, 사진으로 남길 만한 멋진 순간을 뜻하는 말로 코닥이 사진과 카메라의 대명사로 통하던 시절 말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세계 필름 카메라 시장의 1위였던 코닥은 필름 사업의 높은 수익성에 안주해 디지털 카메라로의 전환을 무시했다. 그 결과 파산하고 말았다. 이후 '코닥 모멘트'는 시장이 변화하는 대변혁의 시기에 선제적 대응 여부로 기업의 운명이 갈리는 순간을 뜻하는 말이 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마이스(MICE) 업계도 마찬가지 변화를 맞고 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발빠르게 전환하면서 또다른 기회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온라인으로 행사를 생중계하는 방식을 뛰어넘어 가상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바타가 된 참가자들이 시공간 제약없이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바야흐로 온라인 컨벤션 시장은 '뉴노멀'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마이스업체들은 앞다퉈 '미팅 테크놀로지'(Meeting Technology) 실무능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팅 테크놀로지는 기업회의와 콘퍼런스 등 마이스 산업에서 사용되는 최신 IT기술을 일컫는 용어다. 마이스 산업의 효율성을 최적화시킨 미팅 테크놀로지는 이제 마이스 산업의 핵심 트렌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미팅 테크놀로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디지털 뉴딜' XR에 2024억 지원

마이스 산업발전을 위해 정부와 각 단체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상융합기술(XR) 확산을 위해 2024억원을 지원하는 '2021년도 디지털 콘텐츠 산업육성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에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XR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제작을 지원하는 '실감콘텐츠 신시장 창출 프로젝트'를 통해 비대면 핵심분야인 실감콘텐츠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한국마이스협회도 기업 맞춤형 미팅 테크놀로지 분야 전문 컨설팅 지원사업으로 새로운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협회 측은 "그동안 행사에 적용가능한 다양한 미팅 테크놀로지 기술들이 소개됐지만 기업에 따라 기술에 대한 이해 정도와 의지가 달라 실제로 이를 적용한 행사는 극히 드물었다"면서 "정부의 지원정책은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마이스업체들이 미팅 테크놀로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주는가 하면,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미팅 테크놀로지의 핵심과 개념을 정리하고 실무능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정부·기업들 모두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사이버 행사장'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행사장들이 가상공간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해 10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코리아 마이스 엑스포'에서 '송도 인천크레프트'를 공개했다. '송도 인천크래프트'는 복합지구 내 주요 시설들을 모두 3차원(3D)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 송도국제도시 전체를 가상의 게임공간인 '마인크래프트'(minecraft)에 옮겨놓은 것이다. 게임을 통해 온라인 행사장에 접속하면 어디서든지 인천으로 '순간이동'이 가능했다.

▲'바이브 텍'(Vibe-Tech)의 가상 전시공간에서 움직이는 아바타의 모습

가상공간 전시장도 곧 등장한다. 유니원 컨소시엄(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비빔블 컨소시엄)은 오프라인 전시장의 생동감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는 5G 기반의 3D 실감형 버추얼 컨벤션 솔루션 '바이브 텍리얼' 솔루션을 올 7월 선보일 예정이다. 유니원은 이미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직업박람회'에서 '바이브 텍리얼' 솔루션을 시범서비스한 바 있다. '바이브 텍리얼'은 기존의 홈페이지와 화상 플랫폼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브 텍리얼' 솔루션은 전시회 참가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아바타는 가상공간에 펼쳐진 전시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텍스트나 음성 그리고 화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유니원 관계자는 "바이브 텍리얼을 통해 앞으로 온라인 컨벤션 시장에서 넷플릭스처럼 컨벤션 구독서비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론티스'는 현실과 유사한 실측 기반의 가상공간을 모델링한 메타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모델링된 가상공간에 접속할 수 있다. 그 속에서 본인이 아바타가 되어 평상시처럼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프론티스의 김무빈 주임연구원은 "메타버스를 통해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장거리·원거리·해외 이동으로 발생하는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공간 제약이 없다는 것이 온라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G4C(Games For Change) 페스티벌은 예년보다 참가자들이 더 늘었다.

VR이 과연 상용화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프론티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모두가 이렇게까지 사용할 줄 알았겠나"라며 "메타버스가 우리 삶에 들어오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프론티스는 오는 11월 메타버스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 플랫폼 선점경쟁 '시작됐다'

플랫폼 시장은 선점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은 지난해 11개월동안 시가총액이 9배 뛰었다. 지난해 10월 31일자 줌의 시가총액은 1590억달러(약 172조8000억원)로, 최고점을 찍었다. 줌 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등도 화상회의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오히려 기능이 더 다양하다. 그런데도 '줌'이 시장을 싹쓸이했다. 바로 '선점' 효과 때문이다. 시장에 판이 깔리면 그 판을 뒤집는 것은 몇 배의 힘이 들기 마련이다.

미팅 테크놀로지 플랫폼 시장도 마찬가지다. 유니원컨소시엄의 '바이브 텍'을 시작으로 이미 많은 업체들이 플랫폼 선점 경쟁이 뛰어들었다. 이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패스트비코리아는 위치정보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AI)을 미팅 테크놀로지 플랫폼에 접목시켰다. 이 회사의 플랫폼은 시간대에 따라 참가자별 관심 정보와 활동 패턴 분석은 물론 참가자들 초청 후 당일까지 동선 관리까지 할 수 있다. 패스트비는 "앞으로 행사장에서 소규모 결제, 푸드 마켓, 숙소 결제 및 체크인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활동반경을 넓히는 곳도 있다. 의학 콘퍼런스 전문업체인 마이원의 이영진 대표는 "온라인 행사 수요에 대비해 3년전부터 관련 사업부를 운영했다"면서 "국내는 물론 비대면 플랫폼이 필요한 해외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원은 해외진출을 위해 최근 외국인 직원을 채용하는 한편 300개 이상의 해외업체들을 분석해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행사의 기본인 대면은 지켜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일 것"이라며 마이스업계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어 그는 "남들보다 먼저 준비한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 플랫폼 시장까지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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