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4월 에너지 위기 더 심각...화석연료 의존 높을수록 경제 불안정"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4 09: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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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 주유소 (사진=AP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4월에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장은 "이미 전례없는 수준의 공급 차질이 발생했고, 이달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각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3월에는 전쟁 이전에 선적된 물량이 있었지만 4월에는 사실상 공백 상태"라며 "기간이 길어질수록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위기에서 어느 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만 80개 이상의 석유·가스 관련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3분의1 이상은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겹치면서 하루 약 30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에도 하루 손실량은 약 500만 배럴이었다. 천연가스 손실량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손실된 양인 750억㎥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달 IEA 회원국들이 결정한 4억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조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추가 방출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궁극적인 해결책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라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에너지 공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상황이 이미 1973년과 1979년 석유 파동, 그리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의 손실을 훨씬 뛰어넘었다며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파장이 퍼지고 있다. 비료, 석유화학 제품, 헬륨 등 주요 산업 원료 공급망까지 흔들리면서 에너지 위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특히 개발도상국을 가장 취약한 고리로 지목하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안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EA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안보 전략의 근본적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전쟁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다변화"라며 "에너지 공급국, 에너지원, 운송 경로를 모두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 국가·단일 연료·단일 루트에 의존하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가 향후 에너지 시스템 재편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차 전환 가속, 에너지 효율 투자 증가 등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급망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금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설령 전쟁이 즉각 종료되더라도 정상화까지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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