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 중단하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6 16:29:28
  • -
  • +
  • 인쇄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들 6일 공동 기자회견
"러 화석연료 투자는 우크라 전쟁 투자하는 것"
▲ 배여진 기후솔루션 캠페이너가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국내 금융기관도 러시아의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6일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전쟁없는세상,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금융기관들은 러시아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었던 데는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입되는 막강한 해외 자금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블랙록,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러시아 화석연료 산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심지어 에너지기업 쉘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들은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에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국민연금 등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석탄기업 주식을 약 135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약 32억원, 국민연금은 약 101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와 천연가스까지 포함하면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자된 금액은 총 500억원 규모다.

우크라이나인 커뮤니티를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디미트로 비(Dmytro Vi)씨는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것은 곧 러시아발 전쟁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러시아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는 것이 곧 우크라이나인들의 사망자 수를 늘리는 것"라고 경고했다.

전쟁없는세상의 이용석 활동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전쟁과 화석연료가 맺고 있는 끈끈한 관계를 직시해야 한다"라며 "푸틴의 자금줄이 되는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한다면, 전쟁을 방관하는 것을 넘어서 전쟁범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는 기후위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러시아는 막대한 천연가스 공급으로 전세계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 불안과 화석연료 가격이 치솟고 이를 통해 국제 사회의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기조를 주춤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국내 대다수 금융기관 사이에서 대세가 된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탈석탄 선언을 했음에도 여전히 다양한 석탄 기업에 투자 중이며, 세계 2대 연기금과 한국을 대표하는 공적 금융기관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이지언 활동가는 "한국 금융기관은 전쟁과 기후위기의 연료인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당장 중단하고 철회해야 한다"며 "러시아 침공 전쟁의 자금처 역할을 하는 화석연료 산업에서 탈피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