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과징금 폭탄 맞은 쿠팡...22조원 투자 중단하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3 17:32:45
  • -
  • +
  • 인쇄
공정위 "PB상품 검색순위 조작해 고객유인"
쿠팡 "상품추천 행위 금지시키면 투자 못해"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 기자실에서 쿠팡 및 쿠팡의 자체브랜드(PB)상품을 전담하여 납품하는 쿠팡의 100% 자회사인 씨피엘비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원(잠정)을 부과하고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 랭킹순위를 조작해 자체브랜드(PB) 상품구매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13일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데 대해, 쿠팡은 상품추천 행위를 금지시키면 무료배송을 위한 3조원의 투자와 로켓배송 상품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가 중단될 수 있다고 맞섰다. 

이날 공정위는 쿠팡 및 CPLB(PB상품 전담 납품 자회사)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는 동시에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PB상품 및 직매입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했다. 특정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를 무시하고 순위를 조작해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렸다는 것이다. 쿠팡은 이같은 방법으로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적으로 노출했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공정위 조사에 의하면 쿠팡 검색 상위에 노출된 쿠팡의 자기 상품은 노출 수와 총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프로모션 대상 상품의 총매출액은 76.07%, 고객당 노출 수는 43.28% 증가했고 검색순위 100위 내 노출되는 PB상품의 비율도 56.1%→88.4%로 높아졌다. 반대로 쿠팡에서 중개 상품을 판매하는 21만개 입점업체는 알고리즘 조작 이후 자신의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기 어려워졌다.

쿠팡은 이처럼 알고리즘을 구성·운영하면서 소비자들에는 '쿠팡 랭킹'이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검색순위인 것처럼 안내했다. 애플리케이션 내 쿠팡 랭킹순 설명에도 "판매실적, 사용자 선호도, 상품 정보 충실도 및 검색 정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순위"라는 설명만 있을 뿐, 자기 상품을 인위적으로 상위에 노출했다는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저해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이 왜곡됐다고 판단했다.

임직원을 동원한 '셀프 리뷰' 작성 사실도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났다.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2297명의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에 긍정적 구매 후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최소 7342개의 PB상품에 7만2614개의 구매 후기를 작성했다. 인지도가 낮거나 판매량이 적은 자기 상품의 검색 순위를 상승시키고,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리뷰를 작성한 것이다.

쿠팡은 공정위의 1차 현장 조사가 이뤄졌던 2021년 6월 이전까지는 이 같은 '셀프 리뷰' 작성 사실을 소비자에게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 현장조사 이후 리뷰에 임직원 작성 사실을 기재하기는 했지만, 별도 클릭을 통해 들어가야 하는 구매 후기 하단에 기재돼 소비자가 이를 쉽게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공정위는 이같은 임직원 동원 리뷰 작성으로 인해 입점업체와의 공정한 경쟁이 저해됐으며,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이 방해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쿠팡은 공정위의 제재에 대해 "부당하다'고 항변하며, 즉각 행정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가격이 싸고 배송이 편리해 많은 국민의 합리적 선택을 받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소비자 기망이라는 공정위 결정은 디지털 시대 스마트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고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 진열'을 문제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잃은 조치에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쿠팡은 "만약 공정위가 상품추천 행위를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쿠팡이 약속한 전국민 100% 무료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 박대준 대표 전격 사임…美 본사가 사태수습 나선다

최근 발생한 쿠팡 회원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전격 사임했다.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박대준

폐이불과 유색페트까지 원료화...SK케미칼, 中에 재생공장 짓는다

SK케미칼이 합성섬유 소재의 폐이불과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페트병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유로 자원화하는 합작법인을 중국에 설립한다. 국내 화

KT 차기 대표 선정 9부 능선...'박윤영·주형철·홍원표'로 압축

KT 차기 사장 후보가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3명으로 좁혀졌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

하나금융,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차량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전기차량을 이동차량으로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차량 지원은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장애인

LS전선, 국내 전선업계 최초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획득

LS전선이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스(Underwriters Laboratories Solutions)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기후/환경

+

베란다 태양광 설치하면 1만원...내년부터 달라지는 '탄소중립포인트'

내년부터 집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1만원 상당의 탄소중립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부터 예산소진없이 탄소중립

EU 수개월 협상끝에 매듭...'2040년 온실가스 90% 감축' 확정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최종 합의했다.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은 수

홍수의 41%가 亞 발생..."물관리에 2040년까지 4조달러 투자해야"

홍수와 폭염 등 기후재난으로 아시아 지역은 물 위생과 전력시스템이 크게 위협받고 있지만 이를 대응할 재원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아시아

해상풍력 2030년 10.5GW 확충...사업기간 6.5년으로 줄인다

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을 10.5기가와트(GW) 확충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육상풍력을 2030년까지 6GW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전

[내일날씨] 이번엔 출근길 눈·비...도로 살얼음 '조심'

목요일인 1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전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경기 동부와 강원도,

자연을 갉아먹는 인류..."매시간 50억달러씩 환경훼손"

국제연합(UN)이 전세계가 환경훼손으로 매시간마다 50억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환경계획(UNEP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