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비상]계통포화에 가로막힌 영농형 태양광..."연결할 송배전망이 없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7 16:25:08
  • -
  • +
  • 인쇄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촌의 미래와 영농형태양광: 도전과 기회' 토론회 모습 ⓒnewstree

전력계통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식량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도 확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에너지전환포럼이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국민의힘), 임미애(더불어민주당), 서왕진(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함께 개최한 '농촌의 미래와 영농형태양광: 도전과 기회' 토론회에서 김창한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사무총장은 "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위해 현지답사를 하다보면 가장 큰 문제는 계통이 없다는 점"이라며 "최근 파주시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서 인근 마을로 영농형 태양광을 확대하려 해도 계통이 없어 추진이 안되고 있고, 전라도로 내려가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송배전망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추가적인 발전소 접속이 불가능해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된 변전소는 현재 205개에 이른다. 계통관리변전소가 가장 많은 지역은 농지면적이 광활해서 영농형 태양광 설치가 가장 유리한 광주·전남이다. 이곳에서 계통관리로 묶인 변전소는 103개다. 전북도 변전소의 절반에 이르는 61곳이 계통관리변전소로 묶여있다.

이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에 차질을 가져온다. 10차 전기본에는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용량 목표를 4만6500MW로 정하고 있다. 이는 2022년까지 설치된 태양광 설비용량 2만235MW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용량을 목표대로 늘리려면 농지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농지비율이 높은 지역이 계통포화가 심해 더이상 영농형 태양광을 늘릴 수 없게 된 것이다.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지 않으면 식량안보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가소득이 감소하면서 농지면적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연평균 농가소득과 도시소득은 각각 3721만원, 5780만원이었지만 2026년에 이르면 4194만원, 8373만원으로 2배로 벌어질 전망이다. 거기에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농지를 판매하거나 전용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8~2022년 사이에 여의도 면적의 69배나 되는 1만8512헥타르(ha)의 농지가 매년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영농형 태양광은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경남 함양 기동마을의 사회적협동조합은 2019년 928평의 농지에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다. 토지를 빌려준 토지주는 연 400만원의 임대수익을 벌었고, 기동마을 사회적협동조합은 태양광 전력을 판매해 연 3000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송전선로를 확충하지 않으면 영농형 태양광을 더이상 확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오수영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는 "호남과 강원은 2031년까지 발전허가가 보류됐다"면서 "재생에너지 생산은 이곳에서 하는데 소비는 수도권에서 하기 때문에 송배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그리드포밍 기술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사주 없애기 시작한 LG...8개 상장사 "기업가치 높이겠다"

LG그룹 8개 계열사가 자사주 소각, 추가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28일 일제히 발표했다. 이날 LG그룹은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

쿠팡, 장애인 e스포츠 인재 채용확대 나선다

쿠팡이 중증장애인 e스포츠 인재 채용을 확대한다.쿠팡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과 중증장애인 e스포츠 직무모델 개발과 고용 활성

[ESG;스코어] 공공기관 온실가스 감축실적 1위는 'HUG'...꼴찌는 어디?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실적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감축률이 가장 높았고, 보령시시설관리공단·목포해양대학교·기초과학연구원(IBS)

LG전자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가전R&D서 잔뼈 굵은 경영자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용퇴하고 신임 CEO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LG전자는 2026년 임원인사에서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이끈

네이버 인수 하루만에...두나무 업비트 '540억' 해킹사고

네이버가 두나무 인수결정을 한지 하루만에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445억원 규모의 해킹사고가 터졌다.업비트는 27일 오전 두

LG U+, 임원 승진인사 단행...부사장 3명, 전무 1명, 상무 7명

LG유플러스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부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7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이번 인사는 중·장기 성

기후/환경

+

[주말날씨] 11월 마지막날 '온화'...12월 되면 '기온 뚝'

11월의 마지막 주말 날씨는 비교적 온화하겠다. 일부 지역에는 비나 서리가 내려 새벽 빙판이나 살얼음을 조심해야겠다.오는 29∼30일에는 우리나라에

[ESG;스코어] 공공기관 온실가스 감축실적 1위는 'HUG'...꼴찌는 어디?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실적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감축률이 가장 높았고, 보령시시설관리공단·목포해양대학교·기초과학연구원(IBS)

[날씨] 아직 11월인데...눈 '펑펑' 내리는 강원도

27일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리면서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다.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화천·양구군평지·강원남부산지·강원중부산

호주 화석연료 배출 전년比 2.2% 감소...재생에너지 덕분

호주가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커지면서 화석연료 배출량이 줄어들었다.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의 올해 화석연료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날씨] 겨울 알리는 '요란한 비'...내일부터 기온 '뚝'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이날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열대우림 벌목만 금지?...매장된 화석연료 '3170억톤 탄소폭탄'

전세계 열대우림 아래에 막대한 화석연료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6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