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소비 주춤하자...내연기관 퇴출 미루는 유럽 완성차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2 14:30:24
  • -
  • +
  • 인쇄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당초 선언했던 내연기관차 퇴출계획을 하나둘씩 연기하고 있다. 저렴한 전기자동차 모델이 부족하고 예상보다 느린 충전소 확충 그리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 관세 등이 난관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볼보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볼보는 2030년까지 자동차 판매량의 90%~100%를 순수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유보한 것이다.

유보한 이유에 대해 볼보는 "충전인프라 구축이 예상보다 느리고 일부 시장에서는 정부 지원이 철회됐으며, 최근 여러 시장에서 전기차 관세가 부과된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전기차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과 포드, 메르세데스-벤츠그룹도 내연기관 차량의 단계적 판매중단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수석 자동차분석가 팀 어쿼트는 CNBC에서 "현재 많은 제조업체가 전기차 전환 목표를 연기하고 있다"며 "내연기관 투자를 중단했던 많은 제조업체들이 계속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을 실제로 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조치를 시행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어쿼트는 "제조업체들은 현재 전기차 수요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규제 당국과 제조사 모두 일종의 실용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130년동안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에게 갑자기 운영방식이 다른 차량으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달리 충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에 불편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전환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네덜란드은행 ING의 운송·물류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코 루만은 "일부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연기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불확실한 환경에서 수익성과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점점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유럽 시장의 신차 판매량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기차 판매둔화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리코 루만은 "전기차 전환 추세는 변하지 않으며, 전기차 투자도 향후 10년동안 시장 내 장기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국민연금, ESG 책임투자 강화…'감사위원 3%룰' 반영

국민연금이 국내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ESG 책임투자를 한층 강화한다.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KT 판교·방배 사옥 경찰 압수수색…서버폐기로 증거은닉 의혹

해킹사고 처리과정에서 서버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가 압수수색을 당했다.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

기후/환경

+

[COP30] 합의문 '막판 진통'…화석연료·기후재원 '평행선'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협상이 화석연료 전환과 기후재원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문 최종안이 막판

"하수구 좀 그만 막아"…英 물티슈 '판매금지' 결정

영국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제작된 '물티슈'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영국 의회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물티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결했다고 지난

[COP30] 화재로 수천명 긴급 대피...합의문 협상도 지연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천명이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20일(현지

[주말날씨] '단풍 나들이' 마지막 기회...다음주부터 춥다

이번 주말은 맑고 비교적 온화해 초겨울 나들이 나가기 좋은 날씨겠다.22~23일 한반도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지 않겠다. 또 한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