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라이트'...알고보니 더 교묘하게 눈건강 위협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1-06 10:59:07
  • -
  • +
  • 인쇄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 권태혁 교수, 민두영 교수, 민승규 교수, 박민규 연구원, 김서윤 연구원, 김어진 연구원, 김성호 연구원 (사진=유니스트)

휴대폰이나 TV 등 전자제품에서 많이 발생하는 블루라이트가 어떤 경로를 통해 피부를 노화시키고 질병을 유발하는지가 밝혀졌다.

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과 민두영·권태혁·민승규 교수팀은 청색광(블루라이트)이 항산화 시스템을 피해 세포단백질을 손상시키는 새로운 경로를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청색광은 햇빛뿐만 아니라 발광다이오드(LED)기반 디스플레이 기기, 실내조명에서 방출되는 빛이다. 고에너지 가시광선이라 일반적인 자외선 차단제로는 제대로 막을 수 없고, 눈의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체내에 도달한 청색광은 세포단백질의 산화 손상을 유발해 피부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 녹아있던 산소가 청색광을 흡수해 반응성이 높은 활성산소로 바뀌면, 이 활성산소가 세포의 단백질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단백질 표면을 산화 손상시키는 방식이다. 세포 내 항산화 시스템은 이러한 활성산소를 무력화시켜 단백질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연구팀이 밝혀낸 단백질 손상 경로는 항산화 시스템이 닿지 않는 단백질 내부에서 일어난다. 단백질 내부에 갇힌 산소가 특정 아미노산과 상호작용하며 청색광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를 통해 활성산소로 바뀌는 경로다. 생성된 활성산소는 단백질 내부를 돌아다니며 궁극적으로 단백질 손상을 유발한다.

▲항산화 시스템을 피해 세포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산소 가둠 경로 (자료=유니스트)

연구팀은 단백질의 구조에서 착안해 이 같은 경로를 발견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사슬이 복잡하게 접힌 구조로, 그 사이에 무수히 많은 공간이 있어 작은 분자들이 포획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양한 실험, 계산, 통계 및 생명정보학 접근 방법을 활용해 다각도로 이를 입증했으며, 이 단백질 손상 경로를 '산소 가둠 광산화 경로(oxygen-confined photooxidation pathway)'로 명명했다.

민두영 교수는 "일반적인 단백질 손상 경로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단백질 손상 경로를 발견했으며, 세포 내 단백질 전반에 보편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 교수는 "새로 발견된 단백질 손상 경로는 청색광에 의한 피부, 눈 조직의 노화나 질병 유발의 숨겨진 원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과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2월 30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