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작아졌다"…1990년대 이후 몸집 절반 줄어든 이유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6 11:19:33
  • -
  • +
  • 인쇄

1990년대 이후 대구의 몸길이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이유가 인간의 포획활동을 회피하기 위한 유전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간이 몸집이 큰 대구를 지속적으로 포획하다보니, 몸집이 작은 대구들이 생존하게 된 진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독일 기오마르헬름홀츠해양연구소(GEOMAR)가 1996년~2019년까지 발트해 동부 보른홀름분지에서 채집된 동태 152마리의 '이석(耳石)'을 분석해 성장 기록과 체형 변화, 유전자 데이터 등을 종합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석은 나무 나이테처럼 연간 성장정보를 담고 있는 구조물이다.

연구에 따르면 1996년에는 대구 성체의 중앙값 몸길이가 40cm였으나, 2019년에는 20cm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체중도 1996년 1356g에서 2019년 272g으로 5분의 1로 줄었다.

기오마르헬름홀츠해양연구소(GEOMAR)의 토르스텐 로이슈 생태학과장은 "큰 개체가 꾸준히 제거되면, 작고 빠르게 성숙하는 개체가 유리해진다"며 "이는 인간활동에 의해 촉진된 진화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성장 속도에 따라 개체간 유전자 구성이 체계적으로 달랐고, 큰 체형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오랜기간 인간이 큰 개체를 선별적으로 포획하면서 나타난 유전적 압력이라는 설명이다.

현행 어업은 일정 크기 이상의 물고기만 잡히도록 망 눈의 최소 크기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어미가 한 번 이상 번식하도록 유도하자'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작은 개체에 유리한 선택압이 형성되는 역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로이슈 박사는 "번식을 마치고 잡히는 것이 개체군 건강에는 타당하지만, 유전적 구조와 몸집 분포에는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버풀존무어스대학교 스테파노 마리아니 교수는 "이 연구는 인간 활동이 진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며 "단순히 개체수가 아닌 유전적 다양성 자체를 감시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6월 25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기후/환경

+

조류도감 덮친 남대서양 '비상'...코끼리물범 절반 '떼죽음''

남대서양의 코끼리물범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BAS)은 "현지 조사 결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대형

[COP30] 성별의 정의 둘러싼 논쟁에...여성 지원계획 좌초 위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채택될 '젠더 행동계획'을 앞두고 일부 국가가 '젠더' 정의에 이견을 제기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태양광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인공 광촉매' 개발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연구팀

[주말날씨] 맑고 온화한 가을...17일부터 기온 '뚝'

이번 주말은 대체로 맑고 온화한 늦가을 날씨를 보이겠다. 당분간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

5년내 화석연료 종말?...IEA "재생에너지로 공급체계 대전환 궤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5년 내에 화석연료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2일(현지시간) 국

[COP30] 年 1.3조달러 누가 낼건데?...기후재원 논의 본격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연간 1조3000억달러 기후대응 재원(NCQG)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놓고 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