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만 실명하는줄 알았는데...'황반변성' 한국인도 실명위험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9 16:09:28
  • -
  • +
  • 인쇄

한국인도 서양인처럼 퇴행성 질환으로 망막 중심부에 황반이 생기는 '황반변성'에 의해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황반변성은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병의 조기진단과 고위험군 관리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한국인 황반변성 환자 241명을 5년 넘게 지켜본 결과, 약 7%가 시력을 크게 잃을 수 있는 심각한 망막손상 단계까지 병이 진행됐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한국인 황반변성 환자도 시력을 잃을 수 있는 말기 단계인 '망막위축'이 서양인과 유사한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첫 연구다. 조기진단과 고위험군 관리체계 없이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망막 손상은 눈의 중심부에 있는 시세포와 조직들이 한꺼번에 망가지면서 시야 중앙이 뿌옇게 보이거나, 아예 안보이게 되는 질환이다. 병의 진행 속도는 1년에 평균 2.0제곱밀리미터 정도였고, 처음 발견됐을 때 병변이 크거나 중심에서 떨어진 위치에 있을수록 더 빨리 악화됐다.

또 병이 빨리 진행되는 사람들에겐 특정 영상 검사에서 특징적인 패턴이 보였다. 예를 들어, 눈 안을 찍는 자가형광 영상에서 '띠 모양'이나 '번진 모양'이 보이면 조직 손상이 더 빠르게 나타났다. 병변이 눈 중심 쪽으로 퍼지는 경우는 특히 시력 저하가 더 심했다.

양쪽 눈에 동시에 문제가 생겼거나, 황반 주변에 노폐물(드루젠)이나 특이한 침착물(망상 위드루젠)이 같이 보인 사람들도 위험이 높았다. 이런 사람들은 병이 이미 많이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 연구진은 영상 촬영을 포함한 정밀 검진을 미리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황반변성 치료제 임상시험은 백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아시아인은 진행이 느리다"는 전제로 임상 설계와 치료 기준이 마련됐는데 이번 연구결과는 그간의 기준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한국인도 병변의 위치, 크기, 영상 특성에 따라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인종이 아닌 병변 특성을 중심으로 진단과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말기 단계에 도달한 뒤에는 치료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시야 중앙이 흐려지거나, 직선이 휘어보이고, 밝은 곳에서도 어두운 얼룩이 보이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르게 안과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안과학술지 'Canadian Journal of Ophthalmology' 7월 8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온열질환자' 하루새 200명 발생…'살인폭염' 언제까지?

수도권 낮 최고기온이 40℃가 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하루 사이에 온열질환자가 200명 넘게 발생했다. 문제는 이같은 더위가 한동안 계

산불 발생한 강 유역 오염도 103배...오염 8년간 지속된다

폭염으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산불 재로 인해 수자원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8일(현지시

벌써 전력사용량 '피크' 찍었다...길어지는 폭염 '블랙아웃' 걱정없나?

한낮 최고기온이 40℃를 육박하는 때이른 폭염에 최대전력 수요가 연일 새로운 기록으로 갈아치우자, 기온이 가장 치솟는 '7말8초' 시기에 전력소비를

도로 잠기고 차 끊기고...퇴근길 '기습폭우' 또 내린다고?

올들어 가장 높은 37.8℃까지 치솟았던 8일 서울은 퇴근길 '기습폭우'에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일대 혼란이 발생했다. 이날 기습폭우의 원인으로 '폭염'

인력도 예산도 깎더니...美 텍사스 대홍수 참사에 트럼프 '뭇매'

미국 텍사스 중부를 덮친 기록적 폭우로 111명이 숨지고 160명이 실종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재난 초기 대응과 기상예보 체계 붕괴에 대한 비판이 들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산칼슘 저장하는 무화과 나무...왜?

무화과 나무가 자신의 일부를 돌처럼 만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대학(UZH) 마이크 로울리 박사 연구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