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비약적으로 늘린 중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고점대비 7~10%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기후정상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저감 계획을 이같이 제시하면서, 2035년까지 중국의 비(非) 화석연료 소비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30%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설치 용량이 총 36억㎾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2020년 수준의 6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림 축적량(나무 전체의 부피)을 240억㎥ 이상 달성하고, 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차가 신규 판매차의 주류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2019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약 13%에 불과했지만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엄청나게 늘리면서 올해 이 비중을 24%까지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14%가 풍력발전 비중이다.
'전세계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34%를 차지할 정도로 '탄소 다배출국'이다. 2023년 6월 탄소배출량은 13억톤CO₂에 달했다가, 올초 재생에너지 확대와 경기둔화로 12.2억톤CO₂까지 줄었다.
이에 자신감이 붙은 때문인지 중국 시진핑 주석은 처음으로 구체적인 탄소감축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이같은 행보는 중국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이 주도해온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저감 정책에 대해 "전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이날 트럼프는 "유럽이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결과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생산시설이 붕괴된 사이에 "(더 많은 탄소가) 중국과 그 주변국들에서 나왔다"며 "중국은 세계의 모든 다른 선진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사이먼 스틸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사무총장은 중국의 탄소감축 계획에 대해 "미래의 세계 경제가 청정에너지로 운영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라면서 "이는 모든 나라에 더 강하고 신속한 기후행동이 더 많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안전한 에너지, 깨끗한 공기, 건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의 감축 목표가 충분히 높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의 의장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은 "중국의 엄청난 청정에너지 성적을 고려할 때 너무 소극적인 목표"라면서 "중국은 더 멀리, 더 빨리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 감축 목표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명시된 지구온난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과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이 배출 고점 이후 달성한 목표와 비교하면 중국은 덜 야심찬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