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무효화됐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전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의 기본관세와 및 국가별 차등세율을 더해서 매긴 상호관세의 법적 기반이 무너진 것이다.
상호관세는 트럼프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관세 부과를 위해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발동했다. 지난 1977년 발효된 IEEPA는 외국에서의 상황이 미국 국가 안보나 외교정책, 미국 경제에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험의 원인이 된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사태 선포로 경제 거래를 통제할 여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 권한 중 하나가 수입을 규제할 권한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수입 규제 권한에는 '관세'도 포함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관세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며 IEEPA가 대통령에게 주는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1, 2심의 위법 판결을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은 "미국 헌법 제정자들은 평시 관세 부과 권한을 '의회 단독'으로 부여했다"며 "관세에 외교적 영향이 있다고 해서 의회가 모호한 표현이나 신중한 제한 없이 관세 권한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대통령은 수량, 기간, 범위의 제한이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엄청난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이 주장하는 권한의 폭, 역사와 헌법적 맥락을 고려하면 그가 이런 권한을 행사하려면 분명한 의회의 승인을 식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는 집권 2기 2년 차에 큰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 확보 차원에서 관세 수익으로 추진하려던 각종 정책에 차질이 생긴 데다, 대외적으로도 세계 각국을 굴복시켜온 가장 강력한 위협 수단을 거의 상실하게 됐다.
이날 트럼프는 판결에 따라 관세 징수를 종료하는 취지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행정명령에 따르면 IEEPA에 따라 기존 행정명령을 통해 부과된 관세들이 더 이상 효력이 없을 것이며, 실행가능해지는 대로 더 이상 징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즉시 대체 수단을 통해 전세계의 대미 수출품에 1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임시 관세'는 미 동부시간 24일 0시1분부터 발효된다.
트럼프는 대법원 판결 뒤 백악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동시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무효가 된 상호관세 대신 앞으로 150일간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동안 외국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뒤 추가로 관세를 부과해 결과적으로 기존 상호관세만큼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뜻이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며,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 행동 등에 맞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트럼프는 또다른 관세 수단인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2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날 판결이 트럼프 관세정책의 또 다른 한 축인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에는 적용되지 않는 만큼 품목별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다만 물가를 건드릴 수 있는 일부 소비재와 식료품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정 핵심광물과 통화 주조 등에 사용되는 금속, 에너지 제품, 의약품과 의약품 원료와 같은 필수 의료 품목, 승용차와 특정 경트럭, 중대형 차량, 버스 관련 부품, 항공우주 제품도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대법원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고 비판한 뒤 "좋은 소식은 이 끔찍한 판결을 한 대법원 전체와 의회도 인정하고, IEEPA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걷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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