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의 호수에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카사라고드와 마니팔 지역 대학 연구진은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망갈루루 인근에 위치한 마다가다케레(Madagadakere) 호수가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왔음에도, 지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꾸준히 축적돼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생활폐수나 비로 인해 해양, 담수 등에 유입되면 수생태계를 오염시키고, 해양생물이 섭취하면 돌고 돌아 인간에게 전달돼 뇌, 혈관, 심장 등에서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최근 호수에서 채취한 퇴적물 코어를 분석한 결과 1975년부터 미세플라스틱 축적 흔적이 명확히 나타났으며, 2010년대 초반까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퇴적토 1kg당 147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숟가락으로 흙을 떴을 때 20~30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나오는 셈이다.
마다가다케레는 그동안 대규모 산업시설이나 오·폐수 배출원이 없는 반(半)고립형 호수로 평가돼 왔다. 도심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인근에는 사람이 적은 농촌마을과 농경지가 대부분으로, 도시지역에 비해 플라스틱 유입 요인이 적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보전된 청정호수'로 분류돼 왔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연구자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외부 오염 압력이 크지 않은 지역에서조차 미세플라스틱이 깊숙이 축적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환경오염이 인위적 오염원과 무관한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퇴적층 분석을 통해 확인된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합성섬유, 포장재 조각 등으로 생활폐수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50여년 전부터 범람으로 인한 물 섞임 등으로 인해 천천히 미세플라스틱이 쌓였으며, 지역의 관광 증가와 지역개발이 축적 속도를 높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결과가 '인류세'의 지질학적 지표로 기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퇴적층에 남은 플라스틱 입자가 인간 활동의 흔적을 보여주는 물질적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인류세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지질 및 생태계가 극적으로 변화한 새로운 지질시대를 뜻한다.
연구진은 "자연성이 높다고 평가된 호수에서도 이미 수십 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돼 왔다는 사실은 지역 생태계 관리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향후 좀 더 정밀한 조사를 위해 장기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환경저널 '퇴적 환경 저널'(Journal of Sedimentary Environments) 2025년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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