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틀어막히면서 전세계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란 최정예 부대 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다며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IRGC 사령관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란 반관영 ISNA통신에서 "그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며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격받기 시작한 이후, 지난달 28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통보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원유와 가스가 아시아·유럽 등으로 수출되는 핵심 해상 운송로로, 그 수송량은 전체의 약 20%다. 액화천연가스(LNG)도 전체 수송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간다. 이곳이 막히면서 국제유가는 이미 치솟고 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 중 한때 배럴당 82.37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13% 급등했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한 77.74달러로 마감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한때 12% 오르고, 종가는 배럴당 71.23달러로 전장 대비 6.3% 올랐다.
천연가스도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2일 한때 26% 넘게 뛰며 ㎿h(메가와트시)당 40유로를 돌파했다. 이대로 가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커지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거의 끊은 데다 LNG 수입의 8∼10%도 호르무즈 해협 물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또한 중동산 원유 대부분을 사들이고 있어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원유 수입량의 약 3분의 1, 하루 약 160만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와 우호를 맺은 국가를 중심으로 중동산 대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전쟁자금의 상당 부분을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에 유가상한제 등 국제 제재로 유럽 등 서방 판로가 막히자 원유를 인도와 중국 등에 원유를 할인 판매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러시아 원유 수출량의 34%는 인도, 26%는 중국이 수입했다.
러시아 국영TV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이란 공습이) 우리 예산에 커다란 이득"이라며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이란 유전을 공격한다면 우리가 남은 소수의 석유 생산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전반적으로 보면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로 국제유가가 상승했지만 개장 직후보다는 상승폭이 축소됐고, 주식·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중동 상황점검 긴급 관계부처회의'를 마친 뒤 결과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인 우리 선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중동해역 운항 자제를 권고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는 선박들은 대기시키고 안전 조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유가 급등 우려와 관련해 "원유와 석유 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에도 확실히 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문 차관은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카타르에서 들어오는 중동산이 국내 LNG 수입의 20%로 비율이 굉장히 낮아져 있고, 3월부터는 날씨가 봄으로 변해가면서 가스 수요가 굉장히 낮아지는 구간에 돌입했다"며 "도입선 다변화, 수요 감소, 비축 물량 등을 종합할 때 LNG 수급도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국민께 말씀드렸듯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정부는 실물 경제, 금융, 군사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청와대도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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