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협상 또 판 깨나?...상호관세 대신 '수퍼 301조' 들먹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3 11:08:19
  • -
  • +
  • 인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 미국 상호관세 무효화에 따른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인해 줄어들 관세를 충당할 수 있는 온갖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이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15%' 단일 관세 체계로 전환될 경우, 국가별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대안으로 '무역법 122조'를 첫번째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 조항은 최고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으로, 의회 승인없이 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최대 150일까지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

이에 미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을 두번째 카드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입장에서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관행이라고 판단되면 관세 부과를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법 조항이다. '수퍼 301조'로 불리는 이 법은 과거 미국이 우리나라에 쌀 개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기간 제한도 없고 세율 상한선도 없다는 점에서 막강한 법이지만, 많은 절차를 거쳐 의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발동하는데 최소 10개월은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승인없이 약 5개월간 활용 가능한 '무역법 122조'로 상호관세 무효화로 인한 관세 공백을 메꾼 뒤에 '무역법 301조'를 통해 관세 부과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연방 대법원이 백지화시켜버린 '상호관세'를 122조와 301조를 통해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122조와 301조를 통해 유지하려고 하는 상호관세율은 15%다. 트럼프 정부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과 상호관세 15%를 맺었지만, 중국과 브라질,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은 이보다 높은 관세율이 부과돼 있다. 따라서 122조와 301조를 통해 미국이 글로벌 관세를 15%가 될 경우에 중국과 브라질 등은 관세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역연구기관 글로벌트레이드얼럿(GTA)이 2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15% 관세가 적용되면 브라질은 평균 관세율이 13.6%포인트 인하되고, 중국은 7.1%포인트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도와 베트남, 태국, 캐나다, 멕시코 역시 단일 관세로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과 일찌감치 '상호관세 15%'로 무역협상을 마친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단일 관세에 오히려 불리해졌다.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은 품목관세를 체결했기 때문에 이번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수출품은 중국산 등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에 유리해질 것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도 대미 수출 여건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23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 및 미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치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미국 측의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부과될 경우 우리 기업의 상대적 경쟁 여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있다"며 "저희는 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여러 통상 이슈들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관세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며 IEEPA가 대통령에게 주는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전면 무효화된 것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거리에서 퇴출당하는 '항공·크루즈·내연차' 광고들...왜?

공공장소에서 크루즈와 항공, 내연기관차 등 탄소배출이 많은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를 금지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네덜란드는 수도 암스테르담

'기업 자사주 의무 소각'...3차 상법 개정안 법안심사소위 통과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이번 개정안은 기업

정관장 핵심거점 KGC인삼공사 부여공장 '녹색기업'에 선정

국내 최대 홍삼 제조공장인 KGC인삼공사 부여공장이 '녹색기업'으로 인정받았다.KGC인삼공사는 충청남도 부여군에 위치한 부여공장이 금강유역환경청

쿠팡·쿠팡이츠, 진주 전통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개 지원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CES)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남 진주중앙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여개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전통시

국내 기업 중 ESG평가 'S등급' 없어...삼성전자가 종합 1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ESG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13일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기업들이 공개한 ESG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

정부 'EU 탄소세' 기업대응 올해 15개 사업 지원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본격 지원에 나선다.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

기후/환경

+

공기에서 물 추출하는 장치 개발...물 부족 해결되나?

건조한 사막 공기에서도 물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202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무와네스 야기(Omar M. Yaghi)

기후변화로 스키장 '위기'...저지대 '눈부족' 고지대 '눈사태'

기후변화로 스키장들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저지대 스키장은 적설량 부족으로 문을 닫는 반면 고지대 스키장은 눈사태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22일(

MS '재생전력 100%' 달성…AI 수요급증이 새로운 변수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 재생전력 목표를 달성했다.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2025년까지 사용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

美 동부 또 '눈폭풍' 덮친다...5400만명 영향권에 '초비상'

1월말 강력한 눈폭풍으로 역대급 피해를 낳았던 미국 동부지역에 또다시 눈폭풍이 예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2일(현지

[날씨] 24일 '눈·비' 예고...경상권 10cm '습설' 주의보

날씨가 다시 쌀쌀해졌다. 우리나라가 북부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며 아침 기온이 하루 만에 5∼10℃가량 뚝 떨어졌다. 화요일인 24일에는 전국적으로

'함양 산불' 강한 바람에 사흘째 '활활'...주불잡기에 총력

경남 함양 산불의 주불이 사흘째 잡히지 않고 있다. 산불영향 구역만 약 189㏊에 달하는 올해 첫 대형 산불이다.23일 산림청에 따르면 함양 산불 진화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