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인해 줄어들 관세를 충당할 수 있는 온갖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이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15%' 단일 관세 체계로 전환될 경우, 국가별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대안으로 '무역법 122조'를 첫번째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 조항은 최고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으로, 의회 승인없이 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최대 150일까지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
이에 미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을 두번째 카드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입장에서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관행이라고 판단되면 관세 부과를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법 조항이다. '수퍼 301조'로 불리는 이 법은 과거 미국이 우리나라에 쌀 개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기간 제한도 없고 세율 상한선도 없다는 점에서 막강한 법이지만, 많은 절차를 거쳐 의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발동하는데 최소 10개월은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승인없이 약 5개월간 활용 가능한 '무역법 122조'로 상호관세 무효화로 인한 관세 공백을 메꾼 뒤에 '무역법 301조'를 통해 관세 부과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연방 대법원이 백지화시켜버린 '상호관세'를 122조와 301조를 통해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122조와 301조를 통해 유지하려고 하는 상호관세율은 15%다. 트럼프 정부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과 상호관세 15%를 맺었지만, 중국과 브라질,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은 이보다 높은 관세율이 부과돼 있다. 따라서 122조와 301조를 통해 미국이 글로벌 관세를 15%가 될 경우에 중국과 브라질 등은 관세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역연구기관 글로벌트레이드얼럿(GTA)이 2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15% 관세가 적용되면 브라질은 평균 관세율이 13.6%포인트 인하되고, 중국은 7.1%포인트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도와 베트남, 태국, 캐나다, 멕시코 역시 단일 관세로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과 일찌감치 '상호관세 15%'로 무역협상을 마친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단일 관세에 오히려 불리해졌다.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은 품목관세를 체결했기 때문에 이번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상호관세가 부과되는 수출품은 중국산 등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에 유리해질 것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도 대미 수출 여건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23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 및 미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치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미국 측의 글로벌 15% 관세가 일률적으로 부과될 경우 우리 기업의 상대적 경쟁 여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있다"며 "저희는 그 대상이 되지 않도록 여러 통상 이슈들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관세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며 IEEPA가 대통령에게 주는 수입 규제 권한에 관세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전면 무효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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