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쓰레기] '마포 소각장' 패소한 서울시 '상고할 결심'...약일까? 독일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7 18:39:15
  • -
  • +
  • 인쇄
▲마포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구민들(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공공자원회수시설(공공소각장) 신설과 관련된 항소심 패소에도 불구하고 상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상고를 하지 않으면 마포 공공소각장의 전면 백지화가 확정되기 때문에 상고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으로 상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다양한 측면에서 방안을 알아보고 있지만 오랜기간 조사를 통해 선정한 입지여서 쉽게 바꿀 수가 없다"며,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실제로 서울시는 마포 공공소각장의 대안 부지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월말 강남구 공공소각장 증설계획을 공개했다가 구민들의 반발만 크게 얻어, 다른 대안 입지를 찾는다고 해도 주민 반발을 뚫고 순조롭게 진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는 하루에 약 2900톤의 종량제 생활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공공소각장 처리능력은 약 2000톤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매일 900여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민간 처리시설에 위탁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21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법이 통과되자, 2021년 4월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마포구 상암동에 하루 1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공공소각장 신설을 추진했다. 이에 마포구 주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마포구민 1800여명은 서울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2심에서 모두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서울시가 주민설명회, 공청회, 입지선정위원회 개최 등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지만, 이것이 주민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거나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역시 1심과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서울시의 마포 공공소각장 사업은 모두 멈췄다. 서울시는 설령 (절차가) 위법하더라도 폐기물 대란 등 공익을 위해 원고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서울시의 위법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상고를 통해 다시한번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거나, 상고를 포기하고 다른 입지를 찾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상고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최종심에서 패소할 가능성도 있지만 혹여 승소하게 되면 공공소각시설을 제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심에서 패소했는데 3심에서 이를 뒤집고 승소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1·2심에서 구체적인 판단이 나왔다면 대법원이 이를 번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번 사례는 서울시 측에서도 절차적 하자에 대해 다소 인정했기 때문에 판결을 뒤집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3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승소하면 미뤄놨던 사업을 추진하면 되지만, 만약 패소하면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부지를 선정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소각장을 완공하기까지 최소 3년 이상 소요된다고 봐야 한다. 마포 소각장은 첫 삽도 못뜨고 4년을 흘려보냈다. 3심 소송 기간을 1년 잡는다고 하면, 소각장을 새로 짓기까지 4년이 넘게 걸린다는 얘기가 된다. 2030년까지 공공소각장을 확충하겠다는 중앙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그때까지 민간 처리시설에 위탁해서 쓰레기를 처리하면 되겠지만, 올 1월부터 수도권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수도권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에 대한 지역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장기간 위탁처리에 제동이 걸릴 우려도 있다. 실제로 올 1월 충남지역 민간 처리업체는 서울시 금천구와 계약을 맺었지만 충남도가 행정처분을 예고하자 계약을 해지했다.

일각에서는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상고할 게 아니라 당장 새로운 입지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남환 마포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서울시는 법원 판결을 받아들이고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입지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시간이 촉박한 시점에 상고를 고려한다는 것은 행정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비중 68%인데...감축 예산 '쥐꼬리'

서울시 온실가스 감축의 성패가 건물부문에 달려있지만, 정작 예산과 정책 설계, 민간 전환을 뒷받침할 정보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우리銀, 생산적 금융 3조 투입...수출기업 '돈줄' 댄다

우리은행이 수출입 기업의 생산적 금융에 3조원을 투입한다.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에서 산업통상부, 한국무역

LGU+, 유심 무상교체 첫날 '18만건' 완료..."보안강화 차원"

LG유플러스가 전 가입자 대상으로 유심(USIM) 업데이트 및 무료 교체를 시작한 첫날 총 18만1009건을 처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유심 업데이트

순환소비 실천하는 러닝...파스쿠찌 '런런런' 캠페인

이탈리아 정통 카페 브랜드 파스쿠찌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러닝 매거진 '런런런'과 함께 진행한 자원순환 실천 캠페인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LG전자, 고효율 히트펌프로 '탄소크레딧' 확보 나선다

LG전자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통해 탄소크레딧 확보에 나섰다.LG전자는 국제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Foundatio

한국형 전환금융 '기준이 허술'…부실한 전환계획 못 걸러

정부가 제시한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이 그린워싱과 탄소고착을 막을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 녹색전환연구소가 발간한 이슈

기후/환경

+

유가 오르자 BP 기후목표 '흔들'…주총 앞두고 투자자들 반발

탄소감축에 속도를 내야 할 석유기업 BP가 유가가 오르자 석유사업 투자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싸고 있다.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美 압박에 굴복?...IMF·세계은행 회의 '기후의제' 사실상 제외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회의에서 기후관련 의제가 사실상 제외되면서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최근 열린 국제통화기금(I

경기도 '기후보험' 혜택 강화...진단비 2배 상향·사망위로금 신설

경기도가 진단비를 최대 2배 인상하고 사망위로금을 신설하는 등 보장 혜택을 강화한 '2026년 경기 기후보험'을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경기 기후보험

[이번주 날씨] 서울 낮기온 25℃...일교차 15℃ 안팎

이번주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13일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약 5℃ 오르며 15~26℃까지 치솟겠다. 서울과 대전은 26℃, 광

올해 극단적 기상 징조?...3월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2위'

전세계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 올해 극단적 기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엘니뇨 전환 신호로 해석

"132년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이상고온·가뭄 겹친 美

미국 전역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다. 이상고온에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나타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