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봤니?] 젊어지고 있는 전통시장 '통인시장'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5-18 18:38:35
  • -
  • +
  • 인쇄
▲두 건물 사이에 300m 길이로 뻗어있는 통인시장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통인시장. 전통시장이라고 하기에는 아담하고, 작은 동네시장이라고 하기에는 그 역사가 길다. 무엇보다 경복궁과 청와대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통인시장의 시작은 조금 슬프다. 일제강점기 시절, 통인시장 주변의 효자동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조선총독부와 총독관저,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관사가 통의동과 경복궁 터에 있었던 터라, 일본인 관리들이 효자동 주변에 많이 거주했던 것이다. 일제는 이들을 위한 시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조선총독부령으로 1941년 통인동에 공설시장을 만들게 됐고, 그것이 통인시장의 시작이다.

현재 통인시장은 두 건물 사이에 300m 길이로 뻗어있다. 이곳에 약 80개의 매장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다른 대형 시장에 비해 매장 수가 많지 않지만 상점 하나하나의 사연들이 특별하다. 시장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상회와 청과마트의 사장님들은 통인시장을 60년 이상 지켜온 터줏대감들이다. 북한에서 어머니 등에 업혀 서울로 오게 된 상회 사장님의 이야기는 지금 들어도 눈물겹다.  

▲일제강점기 시절 시장으로 이용됐던 효자상가아파트

일제강점기에 시장으로 이용됐던 효자상가아파트 건물은 한때 청와대 직원들과 유명연예인들이 거주했을 정도로 고급건물에 속했다고 한다. 현재도 통인시장은 정치인들이 명절 때마다 방문해 장을 보며 민심을 살피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엽전 도시락카페'에 주는 엽전 꾸러미


통인시장은 2012년 '엽전 도시락카페'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5000원을 내면 엽전 10냥과 도시락통을 준다. 이 도시락은 한끼 식사로 충분한 양이다. 엽전 10냥으로 시장에서 파는 기름떡볶이, 잡채, 김밥, 단팥죽, 떡, 식혜 등 다양한 먹거리를 도시락통에 담아먹는 재미는 일품이다. 아이들에게는 전통시장에서의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통인시장의 명물 '기름 떡볶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통인시장은 몇몇 상점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빵을 구워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카페와 현대식 구절판을 판매하는 식당 등 젊은 세대가 운영하는 매장이 들어섰다. 또 50년 이상 운영해온 상점들이 자식에게 매장을 물려주기 시작하면서 통인시장에 젊은 장사꾼들이 많아지고 있다. 통인시장의 명물인 기름떡볶이 매장도 아들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오래된 시계방도 아들이 시계 수리 기술을 물려받으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엽전 10냥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구입해서 채워넣은 '엽전 도시락'

지금 통인시장은 관광객과 서촌 주민들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전통시장이 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온라인 마트와도 경쟁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통인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고객을 맞이해야 할까? 시장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결국은 시장도 다양한 콘텐츠가 중요하다. 통인시장의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상인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라본다.

글/박소현 로컬콘텐츠랩 대표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등급 획득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현대제철

카카오 'CA협의체' 해체하고 '3실 체제'로 개편한다

지난 2년간 카카오 경영을 이끌었던 최고의사결정기구 'CA협의체'가 해산된다.카카오는 오는 2월 1일부터 현재의 CA협의체 조직구조를 실체제로 개편한

석화산업 생산감축만?..."전기화 병행하면 128조까지 절감"

석유화학산업 제품 생산량을 25% 줄이고 나프타 분해공정(NCC)을 전기화하면 기존 수소화 방식보다 전환비용을 최대 약 128조원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기후/환경

+

대홍수로 물바다된 남아프리카...도처에 악어들 출몰

대홍수로 물에 잠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남부에서 물에 떠밀려온 악어에 희생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일대는 올해 대홍수가

빙판에 미끄러져도 준다...경기 기후보험금 지급 '쑥'

경기도가 빙판길 낙상·한랭질환 등 한파 피해에도 기후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 경기 기후보험은 폭염뿐 아니라 한파·폭설 등

[팩트체크③] 인니와 베트남 농가의 절규..."기후변화 피해는 우리몫"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지구 2℃ 상승하면...37.9억명 에어컨 없이 못산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높아지면 전세계 인구의 41%가 극심한 폭염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영국 옥스퍼드대학 지저스 리자나 환

영하 40℃에 4m 폭설...북반구 지역, 북극발 한파에 '패닉'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지구의 북반구가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해 마치 빙하기를 방불케할 정도로 얼어붙었다. 이번 한파는 대서양과

'물 분쟁' 2년새 2배 급증..."기후위기·정치갈등이 복합 작용"

전세계 100대 대도시 절반이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이미 많은 지역에서 물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23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