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용중단된 막말 AI챗봇 '이루다'…재발 막으려면?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26:54
  • -
  • +
  • 인쇄
"끔찍해 레즈랑 사귀기 싫어"...AI의 잇단 혐오 발언 논란


SNS에서 AI 챗봇 '이루다'의 답변에 사용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게이라는 단어를 입력하자 
"어맛 .. 상상도못함 기분나빠짐.."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게이는 싫어?"
"끔찍ㄱ해 레즈랑사귀기싫어"

"레즈 싫어?" 
"핵싫어 진짜로 죽기보다싫어"

"레즈 왜 그렇게 싫어해"
"약간 너무싫달까 소름이 끼침"


'이루다'는 스타트업 '스캐터랩'에서 지난해 12월 23일 출시한 AI 챗봇이다. 딱딱한 답변을 하는 기존 AI 챗봇과 다르게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사용하는 '이루다'는 출시 3주만에 사용자 75만명을 끌어모을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루다'가 소수자에 대한 혐오 답변을 계속 하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급기야 사용자들은 개발사에 운영중단을 요구했다. 결국 출시 3주만에 개발사는 일시 운영중단을 결정하고 말았다.

'이루다'는 사용자가 질문하면 응답 데이터베이스(DB)에서 적절한 답변을 선택해 반응한는 원리로 프로그래밍돼 있다. 이는 기존의 다른 챗봇이 반응하는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루다'의 메커니즘은 응답 데이터베이스가 연인들의 카카오톡 대화 100억건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다보니 연인들끼리 나눴던 대화에서 나타난 편향성들을 '이루다'가 그대로 학습한 것이다. 게다가 일부 사용자들은 고의로 데이터를 오염시키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에는 '이루다 채팅에 수위 어디까지 되는 거냐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도 "AI가 학습하는 데이터가 인간의 편향성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 문제"라며 꼬집었다. 

AI 챗봇의 편향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016년 3월 선보인 AI 챗봇 'Tay'도 편향성 논란이 휩싸였다. 극우성향 사용자들이 집중 사용한 결과 인종차별적 발언이 게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MS의 AI 챗봇 '린나'나 중국 텐센트의 '샤오빙' 등도 혐오 발언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AI 윤리 가이드라인'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혐오와 차별이다. 인간의 정보를 학습하는 AI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상: 조인준 PD

박유민 기자 youmeaningful@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