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 후 접종수칙 '뒤죽박죽'...'AZ백신' 맞아도 되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5 09:28:53
  • -
  • +
  • 인쇄
전문가들 "AZ백신과 혈전 연관성 있다"
그러나 접종이 여전히 "이익이 더 크다"

지난 7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혈전증 사이 연관 관계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같은날 유럽의약품청(EMA)은 연관 관계를 인정하지만 백신 접종을 계속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30세 미만 접종자는 AZ백신 외 다른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했고, 독일은 60세 이상, 프랑스는 65세 이상 고령자만 접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AZ백신의 혈전증 유발 가능성이 제기된 이래 각국의 방역당국, 의료기관, 전문가들의 조치가 엇갈리면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중의 인식 속에는 혼란을 넘어 공포가 자리하면서 접종 거부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과연 AZ백신은 혈전증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며, 연관이 있다면 접종해도 괜찮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AZ백신은 혈전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과학적 증거는 대개 흑백으로 가려지지 않기 마련이다. 단정적인 결론을 짓기보다 여러 정황을 미뤄봐서 가장 합리적인 이론에 가중치를 두어 판단하기 때문이다.

연관성이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통계적 가시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사용승인 전후로 의사와 접종자로부터 이상반응을 보고받아 데이터를 쌓는다. AZ백신 역시 혈전 의혹이 불거지자 그간 쌓아둔 데이터로 통계를 냈고, 그 결과 두 개의 유의미한 이상집단이 '가시화'됐다.

첫째는 특이 혈전증이 발생한 집단이다. '혈전'은 혈액이 응고된 덩어리다. 정상적인 경우 혈관에 손상부위가 생기면 혈전이 이를 덮어 보호한다. 하지만 혈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혈관의 한 단면을 채우고 혈액의 이동까지 막아버리는 경우 하나의 질환이 돼 '혈전증'으로 분류된다. 이때 혈전을 생성하는 세포인 '혈소판'이 대거 활용되면서 혈소판 숫자도 감소한다.

가장 심각한 혈전증은 '뇌정맥동혈전증'이다. 뇌정맥동혈전증은 뇌의 정맥동에 혈전이 생기면서 부기와 압력으로 혈액이 뇌 조직에 새어들어가 '뇌출혈'을 일으킨다. 뇌정맥동혈전증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나 특정 피임약 복용자들에 한해 아주 희귀한 확률로 발병한다.

그런데 뇌수막염이나 피임약 복용에 해당하지 않는 AZ백신 접종자 가운데 뇌정맥동혈전증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기존 뇌정맥동혈전증과 달리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혈액응고기전(지혈과정)을 활성화하면서 발현했다. 이뿐만 아니라 혈전이 잘 형성되지 않는 부위들에 혈전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부위는 간 주변, 내장혈관, 폐, 팔·다리 등을 포함한다.

둘째는 특정시간 범위 내 집단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모든 혈전증 증상은 AZ백신 1회분 접종 후 4일~20일 사이에 발생했다. 2회분 접종자 가운데 이상반응이 나타난 사례는 없었다. 혈전증이 발생한 접종자는 극심한 두통, 흐릿한 시야, 얼굴 한쪽이나 팔·다리의 감각 저하, 경련, 실신 등의 증상을 보여 일반적인 혈전증 증상이나 백신 부작용과는 뚜렷이 구분됐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과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아, 가설과 추측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또 원인과 메커니즘이 입증되더라도 AZ백신 접종 후 혈전증 발병률이 100만명 가운데 4명꼴로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방역기관 입장에서 AZ백신과 혈전증의 연관성을 100%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세계 의료기관들이 연관성에 대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내비치는 이유는 혈전증을 발빠르게 대처해 접종자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접종 후 이상증상이 발현하면 항응고제 및 혈전용해제를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의 경우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결국 어떤 백신도 위험요소가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기 때문에 백신을 맞았을 때 이익과 위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몇몇 국가들이 AZ백신 접종에 제한을 둔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시 고령자의 생존률은 희박한 반면, 젊은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생존률이 높기 때문에 젊은 연령대일수록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위험부담이 이익에 비해 커지기 때문이다.

혈전증 부작용 발병 확률은 매우 희박하며, 그로 인한 사망 사례는 더욱 희박하다. 전문가들은 개개인이 이상반응 증상을 숙지하도록 하고, 만일을 위한 이상반응 대응 채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무작정 백신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 개개인이 정확한 판단 근거를 기반으로 접종여부를 결정해 집단면역을 최대한 빨리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최남수의 EGS풍향계] ESG요소 강화하는 해외연기금들...우리는?

지난해 4월 국민연금연구원은 'ESG 투자에 관한 논쟁과 정책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ESG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반(反)ESG 정책

양산시 '원동습지' KT 기상관측장비 설치...습지 생태연구 고도화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원동습지'에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됐다.국립생태원과 KT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습지에

기후/환경

+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북극발 한파' 1월 한반도 기온 낮췄지만...해수 온도는 역대급

올 1월 하순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강력한 한파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 즉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결과로 발생했다. 그 결과 월 평균기

[날씨] 낮기온 12℃ '입춘매직'...미세먼지는 나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답게 날이 포근해졌다. 기온이 오르면서 강·호수·저수지 등의 얼음이 녹아 깨질 우려가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