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타이젠' 사실상 포기?...구글 '웨어OS'에 흡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1 11:47:56
  • -
  • +
  • 인쇄
구글과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OS' 통합
갤럭시워치 '웨어OS'로 업데이트 안돼


삼성전자가 구글과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를 통합하면서 사실상 삼성전자의 독자 OS인 '타이젠'을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구글 웨어러블 기획이사 비욘 킬번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2021'에서 "웨어OS(구글 스마트워치 OS)와 타이젠의 장점을 살려 통일된 단일 플랫폼으로 엮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이같은 동맹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애플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스마트워치 점유율은 40%에 달했다.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0%였다. 미국 IT분야 리서치 전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1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억대를 돌파하고, 2024년에 이르면 스마트워치 시장규모가 383억3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이번 'OS통합'이 갤럭시 생태계를 공고히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에 구글의 통합 OS가 탑재되면 카카오톡, 구글지도, 유튜브뮤직 등을 구동할 수 있어 앱 연동성이 높아지고, 전력소모가 줄어 배터리 효율이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말이 좋아 '통합'이지 구글의 삼성 띄워주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번 통합으로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타이젠은 결국 실패로 끝났고,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로부터 버려졌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 '갤럭시워치3' 등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제품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새로운 '웨어OS' 업데이트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3년간 타이젠 소프트웨어 보안업데이트를 지원한다.

'타이젠'은 2012년 삼성전자가 구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용 OS다. 하지만 모바일OS 시장은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가 선점한 까닭에 타이젠이 비집고 들어서기는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결국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에 '타이젠'을 탑재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글의 '웨어OS'에 흡수돼 버린 것이다. 타이젠은 삼성전자 TV와 가전제품으로만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 2014년 타이젠의 취약한 개발자 환경을 보고 일찍이 사태를 예견한 앤드류 쉬이 분석가는 "타이젠 개발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동차 충돌 사고를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기분"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또 앤드류 쉬이 분석가는 "삼성전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유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급소는 소프트웨어"라며 "소프트웨어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며, 탈출구는 구글에 있다"라며 타이젠의 미래를 예견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순흡수가 아닌 통합플랫폼으로서 얼마만큼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통합플랫폼 명칭이 종전의 '웨어OS'가 아닌 가칭 '웨어'(Wear)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타이젠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 '웨어'의 존재가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포기하는 순간 D램업체나 수많은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업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