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정한 '민세 안재홍'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7-24 08:01:02
  • -
  • +
  • 인쇄
[독립운동가 이야기] 국민당 창당하며 민족화합 주창
일제때 언론인으로 독립투사 활동하며 9번 옥고치뤄
▲민세 안재홍 선생

미 군정시절, 교육분과장을 맡으며 백낙준과 함께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제안해 정한 인물이 있다. 바로 민세 안재홍이다.

안재홍은 1891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한학을 배웠지만 일찍부터 국내외 정세에 관심이 많았다. 개화에 눈을 뜬 아버지가 서울을 자주 다니면서 황성신문과 독립신문을 가져다준 덕분이다. 나라가 일제에 의해 강점되자, 안재홍은 나라를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미국 유학을 결심하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일본으로 유학하게 된다. 

1914년 일본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귀국해서 중앙학교에 취직한 그는 조선방직단체의 일을 하다가 일본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일자리에서 쫒겨난다. 실의에 빠졌던 그는 대종교 신자들이 많았던 동제사와 꾸준히 교분을 나누며 영향을 받았고, 1917년 27살의 나이에 대종교에 귀의했다. 일본 유학시절부터 주위 사람들을 따라 기독교를 믿었는데 대종교로 개종한 것이다.

21세에 민중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호를 '민중의 세상'이란 뜻을 가진 '민세'로 지었다. 1919년 삼일운동 직후인 4월에 세워진 임시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에서 청년외교단이 결성됐다. 안재홍은 이 청년외교단에서 활동하다가 일제에 검거돼 첫번째 수감생활을 3년간 했다. 이 기간에 치고 짓밟고 때리는 포악한 고문을 당하면서 등뼈에 심한 타박상을 입은 그는 이 후유증으로 평생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이후에도 안재홍은 9번이나 옥고를 치뤘다. 

일제 강점기에 시대일보 이사와 조선일보 주필과 사장 등을 역임하며 독립활동을 이어간 안재홍은 1944년 6월 미군이 사이판을 점령하자 일제가 곧 패망하리라 확신했다. 그해 7월 '해방 이후' 사태에 대비해 민족주의자들을 조직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1945년 5월 일제에 다시 민족대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허용되지 않았다. 이 민족대회 운동은 조선건국준비위원회(건준)를 신속하게 조직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8월 16일 오후, 휘문중학교 교정에 모여든 사람들 앞에서 안재홍은 우리 민족이 나아갈 앞날을 제시하는 열띤 연설을 했다. 영양실조와 고생으로 윤기없이 까맣게 타버린 걸인같은 모습으로. 

건준이 박헌영을 중심으로 조선인민공화국으로 좌편향하자 안재홍은 9월 건준을 탈퇴했다. 그는 어느 한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말고 민족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통합 민족국가를 건설하자고 주장하며, 9월 24일 신민족주의를 이념으로 삼는 국민당을 조직했다. 신민족주의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모두 극복한 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삼아 '초계급적 통합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삼았다. 국민 모두가 평등한 균등사회와 공영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신민주주의다. 그는 우리 민족은 이런 신민족주의로 화합하고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재홍은 1945년 국민당 창당 연설에서 "정치는 다사리이다. 다사리는 그 방법에서 전 인민 각 계층의 의견을 골고루 내게 함이요, 그 목적에서 전 인민 각 계층의 나와 너를 다 살게 하여 차등 없이 함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다사리 사상은 '모든 사람이 자기 말을 하고 모든 사람이 모두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을 의미하니 민주적이고 홍익인간적인 사상인 것이다.


 글/ 민인홍

   법무법인 세종 송무지원실 과장  
   대종교 총본사 청년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종로구협의회)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AI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한다...심포지엄 개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19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공동

합쳐야 살아남는다?...대기업 녹색사업 '합종연횡' 봇물

탄소중립 압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뚜렷해지자, 대기업들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19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기후/환경

+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