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연내 제정하라"...무지개 깃발 흔들며 500km 도보행진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0 19:08:47
  • -
  • +
  • 인쇄
10일 국회 앞에 모인 300여명 시민들
"더이상 변희수 하사같은 비극없어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기위해 행진하는 시민들(사진=이준성 기자)

"더이상 정체성을 차별받아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저마다 무지개 깃발을 들거나 무지개 망토를 두른 300여명이 모여 '차별금지법을 연내 제정하라'고 외쳤다.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시민대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지난 10월 12일 2명의 활동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부산에서 걷기 시작한 것이 시발점이다. 이들은 28일동안 서울 국회 앞까지 500km를 걸어 왔고, 여기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가 주관해 시민들을 모아 시민대행진으로 확산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금천구청역에서 여의도까지 행진하면서 2개조로 나뉘어 각기 다른 구간을 행진했다. 1조는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에서, 2조는 같은 역 5번 출구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부 참가자는 "국회는 평등을 발의해라" "사회적 합의 이미됐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구호를 외쳤다. 한 참가자는 "헌법에서 평등을 말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입법없이는 실질적인 평등을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올해 변희수 하사처럼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며 "더이상 성정체성으로 차별받아 죽음에 이르는 비극은 없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행진에는 여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도 함께 했다.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최초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인권워싱은 그만 해야 한다"라며 "차별을 금지하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의원은 "17일에 법사위가 열리는데 그때 차별금지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 행진에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참가했다.(사진=이준성 기자)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비비안 활동가는 인터뷰에서 "내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기전까지 차별, 혐오는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차별을 당할 수 있고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이 소수자일 수 있다"며 보편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진을 주관한 차제연 관계자는 "우리는 더이상 국회를 봐줄 생각이 없다"며 "2021년 연내제정에서 단 하루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회 앞을 떠나지 않고 버티고 서서 차별금지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청원'이 10만명 동의로 성사된 이후 국회는 90일 안에 심사결과를 내놓아야 했지만 이를 60일 연장하며 11월 10일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이날 국회는 차별금지법 심사를 2024년 5월까지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행진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들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사진=이준성 기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