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탐폰 1200개로 거대한 탐폰 만들어 P&G 찾아간 까닭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6 17:39:38
  • -
  • +
  • 인쇄
英환경운동가 엘라 데이시 "플라스틱 탐폰생산 멈춰라"
▲쓰레기로 버려진 탐폰을 주워 거대한 탐폰 애플리케이터를 만든 엘라 데이시 (사진=엘라 데이시 트위터)


영국의 한 환경운동가가 버려진 탐폰 애플리케이터로 거대한 탐폰을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EndPeriodPlastic' 캠페인을 시작한 엘라 데이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생리제품 사용을 반대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같은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엘라 데이시는 탐팩스 애플리케이터 1200개로 만든 거대한 탐폰 애플리케이터를 들고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탐팩스(탐폰의 일종) 제조업체 프록터앤갬블(P&G) 유럽법인을 방문했다. 제작에 쓰인 애플리케이터들은 클라이드 강에서 실리섬에 이르는 수로와 강변, 해변 등 영국 전역에서 주운 것들이다. 탐폰은 일회용 수저와 빨대, 면봉과 함께 유럽 해변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10대 플라스틱 오염원 가운데 하나다.

P&G는 미국 다국적 기업으로, 탐폰 브랜드 '올웨이즈&탐팩스'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데이시에 따르면, P&G는 세계 탐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을 줄이는 여타 기업들과 달리 오히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군을 더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데이시는 P&G가 생리제품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거나 없애고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탐폰 애플리케이터는 사용하는데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분해되기까지 수백년이 걸린다. 데이시의 과제는 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데이시는 2018년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10개 이상의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을 만났지만, P&G의 반응이 가장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P&G는 글로벌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만난 다른 기업들은 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반면 P&G는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탑폰업체 세인즈베리는 지난 2019년 탐폰용 플라스틱 애플리케이터 생산을 중단하고 연간 2.7톤의 플라스틱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알디(Aldi)와 슈퍼드럭(Superdrug), 릴렛츠(Lil-Lets)도 그 뒤를 이었다. 반면 P&G는 이 문제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

데이시가 P&G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2019년이었고, 당시 P&G 경영진은 생뚱맞게도 재생에너지를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P&G 측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한다며, 논지와 전혀 관련이 없는 답변으로 문제를 회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달하는 데이시는 "녹색에너지로 수십억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쏟아내는 것은 괜찮은 것이냐"며 "기업이 문제를 피하기만 하고 해결력을 전혀 찾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에 P&G 대변인은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쓰레기통에 올바르게 버리도록 장려하면서, 유럽의 폐기물 기반 시설에 맞춰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결책은 간단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며, 대안을 찾는 동시에 소비자의 요구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P&G 측은 종이 판지를 사용한 탐폰뿐만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생리제품을 만들었다고 강변했다. "우리의 목표는 생리를 겪는 사람들의 질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는 게 P&G의 입장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8월 영국 정부는 일회용 접시와 수저, 폴리스티렌 컵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으며, 2019년 유럽연합(EU)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 접시, 빨대, 젓가락 및 면봉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통과돼 2021년 7월부터 발효됐다. 이 법안은 플라스틱 탐폰, 패드 및 어플리케이터까지 금지하지 않았다. 이에 환경운동가들은 생리용품을 포함한 물티슈, 담배필터, 테이크아웃 음료컵도 사용금지 품목에 포함시키거나 올바른 폐기법을 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