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에 꽃향기 못맡는 꿀벌들...수분작용 31% 감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4 12:13:20
  • -
  • +
  • 인쇄
충매화 의존 토종 야생화 등 생태계에 악영향
전체 작물종 70% 꿀벌에 의존...경제에도 여파


대기오염으로 꿀벌들이 꽃향기를 맡지 못하게 되면서 수분(受粉) 작용이 최대 3분의1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레딩대학교 제임스 라이얼스(James Ryalls) 박사 연구팀은 흑겨자 밭을 질소산화물(NOx)과 오존(O3) 등 대기중에 흔히 있는 오염물질에 노출시켰더니 수분 매개자 개체수 비율이 70%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운데 꿀벌과 나비를 비롯해 꽃을 직접 방문해 꽃가루를 옮기는 방화성 곤충은 무려 90%나 감소했다. 이처럼 매개자 역할을 하는 곤충이 줄면서 수분 비율은 31%가량 감소했다.

연구진은 수분 매개자 개체수가 줄어드는 이유로 냄새를 지목했다. 꽃향기에 의존하는 꿀벌같은 개체는 대기오염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 로비 걸링(Robbie Girling) 교수는 "지난번에 진행한 다른 연구로 질소산화물을 포함한 디젤 배기가스가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이번에는 곤충이 아닌 꽃밭에 미치는 영향으로 살펴보니 보다 극적인 결과로 사태의 심각성을 나타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꿀벌 개체수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원인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제초제, 기온변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역시 꿀벌의 식량 수급에 위해를 가하면서 개체수 유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꿀벌 개체수 감소는 충매화에 의존하는 토종 야생화 등의 개체수 감소로 이어져 생태계 교란이 초래될 수 있다. 또 자연뿐 아니라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 농업식품 생산량 가치의 8%가 꿀벌과 관련이 있으며, 이 가운데 사과, 딸기 등 작물종의 70%가 꿀벌에 의존한다.

제임스 라이얼스 박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고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며 "우린 이미 이 오염물질이 우리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 또 이들이 수분 매개자의 활동과 개체수를 상당수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우리가 의존하는 생태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