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멸종에 투자하는 인류...환경파괴 사업보조금 1.8조弗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7 17:01:18
  • -
  • +
  • 인쇄
생태계 파괴 유발사업 금융지원 세계 GDP 2%
보조금 개혁 통해 자연친화적 경제건설 강조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1조8000억달러(약 2154조원) 규모의 국가보조금이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사업에 지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친화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위한 국제 비영리단체 비즈니스포네이처(Business for Nature)와 더B팀(The B Team)은 17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동보고서 '생존을 위한 재정지원: 보조금 개혁을 통한 자연친화적 경제건설'을 발간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축산업 세금감면 조처부터 중동지역의 지하수 난개발에 대한 재정지원까지 각국 정부예산이 환경파괴를 촉진시키는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보고서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1조8000억달러가 여기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환경을 해치는 보조금'(Environmentally Harmful Subsidies·EHS)을 '지속가능하지 못한 제조 및 소비 방식으로 자원고갈 및 생태계 파괴를 촉진하는 정부지원책'으로 정의했다. EHS로 분류돼 해마다 가장 큰 지원금을 받고 있는 업종은 화석연료(6200억달러), 농업(5200억달러), 물 인프라(3200억달러), 임산업(1550억달러) 등이다.

전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44조달러(약 5경2706조원)에 해당하는 사업이 자연과 환경에 크게 의존한다. 기후변화는 대부분의 기업들에 분산불가능한 '체계적 위험'으로 다가와 매년 3000억달러(약 359조원)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해마다 토지 황폐화로 전세계 GDP의 10%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2050년에 이르면 해양오염으로 4280억달러(약 513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 내 인류가 맞이할 가장 큰 리스크 10개 가운데 1위로 '기후변화 대응 실패'로 꼽은 바 있다. 또 '극심한 날씨', '생물다양성 손실'이 그 뒤를 이었다. WEF는 이같은 환경문제가 빈자와 약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충격을 주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악화되고, 차례로 더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보고서는 올 4월 중국 쿤밍에서 개최 예정인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앞서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초안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초안대로라면 매년 500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의 EHS 개편이 예정돼 있지만, 최신 연구결과를 반영해 최소 7000억달러(약 840조원)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더글라스 코플로우(Douglas Koplow)는 "보조금 개혁을 통해 공해기업들이 시장에서 더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가격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깨끗한 대안을 제시하는 에너지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공간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엘리자베스 므레마(Elizabeth Mrema)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매년 7000억달러의 보조금 방향을 재설정하거나 없앰으로써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과 넷-제로 비용을 멈추고,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